“하허호 믿었다가 수백만 원 손해”… 운전자 90%가 모르는 장기렌트·리스의 ‘진실’

by 서태웅 기자

발행

장기렌트와 리스 중에 뭐가 좋을까
취득세·자동차세 유리, 월 납입금은 차이
면책금·보험 구조 차이, 용도별 선택 중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허·호 번호판만 달면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실제로 장기렌트는 영업용으로 분류돼 취득세 4%, 자동차세도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낮다. 게다가 신용점수나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자영업자나 지역가입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렌트와 자동차 리스 비교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하지만 모든 차종에서 장기렌트가 유리한 건 아니다. 소형차는 오히려 리스보다 월 10만 원 이상 비싸고, 대형 SUV만 렌트가 경제적이다. 과연 하·허·호 번호판이 정말 세금 절감의 지름길일까.

자동차세는 1년에 3.8만 원 vs 28만 원

자동차세 예시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장기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세금이다. 렌트카는 영업용으로 분류돼 취득세가 4%만 적용된다. 일반 승용차는 7%이니 3%포인트 낮은 셈이다. 특히 자동차세는 cc당 월 19~24원 수준이라 2,000cc 기준 연 3.8만 원에 불과하다.

반면 일반 승용차는 연 28만 원이 나간다. 이 덕분에 3년 동안 취득세와 자동차세를 합치면 약 123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 한편 리스는 일반 번호판(가·나·다·라·마)을 달지만 명의는 리스사에 있다.

따라서 취득세 7%가 그대로 적용되고, 자동차세도 일반 승용차와 동일하게 부과된다. 게다가 리스는 금융상품으로 분류돼 신용점수와 건강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렌트, 소형차는 비싸고 대형 SUV는 저렴

기아 카니발 장기렌트 견적
기아 카니발 장기렌트 견적 / 사진=기아렌터카 캡처

2025년 기준 실제 견적을 비교해보면 차종별로 경제성이 확연히 갈린다. 모닝은 렌트 월 28.2만 원, 리스 월 24.8만 원으로 36개월 합계 123만 원 차이가 난다. 캐스퍼도 렌트가 92만 원 더 비싸고, 아반떼는 62만 원 더 비싸다.

반면 그랜저는 렌트 월 45.6만 원, 리스 월 47.8만 원으로 렌트가 77만 원 저렴하다. K8도 렌트가 56만 원 싸고, GV80은 렌트 월 85만 원, 리스 월 89.2만 원으로 36개월 합계 151만 원이나 렌트가 유리하다.

따라서 “동일한 SUV를 타더라도 리스보다 월 10만 원 이상 저렴하다”는 주장은 대형 SUV에만 해당되며, 소형차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무한 보험은 거짓말, 면책금은 50~100만 원이다

자동차 사고
자동차 사고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기렌트의 또 다른 장점으로 ‘무한 보험’이 거론된다. 사고가 나도 미리 정해진 면책금만 내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표현이다. 렌트카는 단체 보험으로 운영되며, 사고 크기와 관계없이 정액 면책금을 부과한다. 기본 면책금은 30~50만 원이지만, 일부 업체는 50~100만 원을 청구한다.

특히 2024년 8월 항소심에서는 사고 경중과 무관하게 일괄 면책금을 부과하는 약관이 무효라고 판정했다. 이 덕분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사고 경중별로 면책금을 차등 적용하도록 권고했지만, 아직 기준이 통일되지 않았다.

반면 리스는 개인 보험을 가입해야 하므로 사고 이력에 따라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 한편 2025년 1분기 렌트카 등록대수는 110만 7,070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차종과 용도 따져야 손해 안 본다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 사진=현대자동차

장기렌트는 세금 절감 효과가 분명하지만 모든 차종에 유리한 건 아니다. 소형차는 리스가 경제적이고, 대형 SUV만 렌트가 저렴하다. 게다가 면책금도 업체마다 다르고, 사고 크기와 무관하게 일괄 청구하는 관행이 법정 다툼의 대상이 됐다.

렌트를 선택하려면 주행거리가 많거나 사고 걱정이 큰 운전자,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자영업자, 건강보험료 인상이 우려되는 지역가입자에게 적합하다. 반면 무사고 경력이 길고 번호판 노출을 극도로 기피하는 전문직, 만기 후 차량 인수를 고려하는 경우라면 리스가 유리하다.

하·허·호 번호판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본인의 차종과 용도, 운전 습관을 먼저 따져봐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특히 소형차를 고민한다면 렌트보다 리스가 월 3만 원 이상 저렴할 수 있으니 반드시 견적을 비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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