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뺨 맞고, ‘이곳’에서 찾는다”… 국산 車 눈물겨운 ‘전략’, 위기 대응 될까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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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자동차 관세에 맞선 한국 자동차 산업
북미 관세로 수익성 악화, 유럽으로 전환
SUV·전기차 중심 유럽 공략으로 손실 만회

미국 정부가 부과한 25%의 고율 관세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을 강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분기에만 약 1조 6,100억 원의 이익이 관세의 여파로 증발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자동차 관세 유럽 수출 확대로 위기 대응
자동차 관세 유럽 수출 확대로 위기 대응 / 사진=현대자동차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출혈을 감수하며 점유율을 지키는 동시에, 수출 물량의 방향을 ‘유럽’으로 돌려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고통스러운 시험대에 오른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필사적인 생존기가 시작됐다.

현대차 북미법인(HMA)
현대차 북미법인(HMA) / 사진=현대자동차

가장 큰 위기는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에서 현실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5%의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차값 동결’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2025년 상반기 현대차 북미법인(HMA)은 매출이 17%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43%나 급감했고, 기아 북미법인(KUS) 역시 영업이익이 18.3% 감소했다.

이는 수십 년간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해 관세 장벽을 피해 가는 일본 경쟁사들과 달리, 현지생산 비중이 50% 수준에 머무는 현대차그룹이 관세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유럽형 기아 EV9
유럽형 기아 EV9 / 사진=기아

북미 시장의 악화된 수익성을 보완한 ‘구원투수’는 유럽 시장이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으로 향하던 수출 물량 일부를 유럽으로 돌리는 기민한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2025년 상반기 현대차 본사의 유럽 법인에 대한 수출액은 전년 대비 9.2% 증가한 15조 1,23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EU FTA 덕분에 ‘무관세’라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한 유럽에서는, 현지 수요가 높은 코나·투싼 등 소형 SUV와 곧 투입될 보급형 전기차 EV3 등을 앞세워 북미에서의 손실을 효과적으로 만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생산라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생산라인 / 사진=현대차그룹

물론 유럽 시장 공략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법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투트랙 전략’의 또 다른 한 축이 바로 ‘현지 생산 확대’인 이유다.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전기차 전용 신공장(메타플랜트)의 조기 가동 등을 통해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비율을 높이는 것만이, 예측 불가능한 통상 리스크를 피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 역시 ‘통상법무 카라반 포럼’을 개최하는 등,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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