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인건비 등 겹악재로 수익성 급감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연쇄 타격
자동차 흔들리면 한국 경제에 충격 우려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인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25% 관세 폭탄과 가파르게 치솟는 인건비라는 ‘이중고’ 앞에,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2, 3차 중소 협력사들이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미 100대 상장 부품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10% 이상 급감한 가운데, 3분기부터는 실적 악화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진다.
이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GDP 기여도 14%, 고용 7%를 책임지는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절박한 경고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이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100대 상장 부품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는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명백한 신호다.
이들 기업의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 49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나 감소했다. 문제는 충격이 2차 협력사에 더욱 집중됐다는 점이다.
1차 협력사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9.2%였지만, 2차 협력사는 무려 23.7%나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파워트레인 부품을 납품하는 한 1차 협력사(A사)는 2분기에만 관세로 5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64%나 줄어들었고, 3분기에는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다. 지난해 기준 약 11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에 이 관세율을 적용하면, 국내 부품업계가 연간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약 2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140억 원)보다 많은 150억 원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된 엔진 부품사(A사) 사례처럼, 많은 기업에게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통상임금 확대 판결 등으로 급증한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 머플러 제조사(C사) 대표는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가 총비용의 30%에 달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한 이중고는 이미 현실화된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알루미늄 휠 제조사 알룩스는 급증한 비용 부담과 관세 리스크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현금이 말라버린 ‘껍데기 부품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는 국내 1만 6천여 개 부품사 중 97% 이상을 차지하는 2, 3차 협력사, 그중에서도 3분의 2가 넘는 영세 업체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한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도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관세 부담(연간 8조 원 추정)을 가격 인상 없이 떠안기로 하면서, 향후 부품사에 대한 비용 절감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 회장은 “기대했던 관세 협상마저 지연되면서 업계의 고통이 길어지고 있다”며 “자동차 생태계 붕괴는 연관 산업 전체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세제 혜택 등 특단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