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디젤은 옛말”… 도로에 10대 중 4대가 ‘이 차’, 국산차 시장 판도 바꾼 SUV

김민규 기자

발행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SUV, 2년 새 2배 성장
SUV 구매자의 약 40%가 하이브리드 선택
쏘렌토·싼타페·카니발 등이 시장 주도

전기차 열풍이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하이브리드로 이동하고 있다. 한때 ‘친환경차의 미래’로 주목받던 전기차가 수요 둔화 국면에 접어든 반면, 하이브리드 SUV는 연비와 실용성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선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현대·기아의 하이브리드 SUV 국내 판매는 2022년 11만 7,499대에서 2024년 24만 4,776대로 2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2025년 5월에는 친환경차 내수 비중이 역대 최초로 52%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내연기관차를 추월했고, 2025년 1~3분기 누계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1만 7,838대에 달했다.

SUV 구매자 10명 중 4명, 하이브리드를 선택한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기아의 SUV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연간 기준 40.8%, 2025년 1분기 기준 39.5%로 ‘약 40%’ 수준에 안착했다. 2022년 이 비중이 23.2%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2~3년 만에 시장 구조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경우 같은 기간 비중이 47%에서 77%까지 치솟았으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계약 비중도 67%에 달한다. 가족 단위 대형 SUV 구매자들이 하이브리드를 사실상 기본 선택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쏘렌토가 이끌고 카니발이 받쳐주는 구조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실내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실내 /사진=기아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중심에는 쏘렌토가 있다. 2025년 1~9월 누계 판매 7만 4,516대로 2년 연속 국내 SUV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약 70%로 5만 2,000대 수준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신형에서 디젤 트림이 삭제되면서 수요가 더욱 집중됐고, 2025년 1~11월 4만 2,251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9% 성장했다. 한 모델이 연간 5만 대를 넘기는 것도 이례적인데, 쏘렌토는 그 기준을 하이브리드 단독으로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완성차 업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박차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는 동안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빠르게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18개로, 기아는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 2026년 2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더딘 시장일수록 하이브리드의 가성비가 더욱 부각되는 구조로, 글로벌 수요와 국내 트렌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사진=기아

하이브리드가 ‘과도기 기술’이라는 인식은 이미 옛말이 됐다. 전기차 캐즘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충전 인프라 부담 없이 연비 효율을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SUV는 당분간 국내 시장의 주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전망이다.

SUV 교체 주기가 돌아온 소비자라면 하이브리드 트림의 선택지가 이전보다 훨씬 넓어졌다는 점을 확인해볼 만하다. 브랜드와 차급을 불문하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본 라인업으로 자리 잡은 지금, 선택의 폭은 오히려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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