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스마트 톨링’ 도입 추진
번호판 인식 기반 단말기 없는 자동 통행료 결제
최대 160km/h 속도에서도 차종 인식 가능
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를 앞두고 차로를 바꾸고 속도를 줄이는 풍경이 사라질 수 있다. 요금소 구간에서 발생하는 급정거와 차선 변경이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변화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편의 개선 이상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공동 추진하는 ‘스마트 톨링’이 주목받고 있다. 별도 단말기 없이 번호판만 인식해 통행료를 자동으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국제적으로는 멀티레인 프리플로우(MLFF)라 불린다.
2024년 5월 경부선과 남해선 등 총 9개 요금소를 대상으로 1년간 시범 운영을 마쳤으며, 현재 전국 확대를 위한 기술·보안 보완 검토가 진행 중이다.
하이패스가 있어도 30km/h로 늦춰야 했던 이유

기존 하이패스는 RF/DSRC 무선통신 방식으로 차량과 단말기 간 신호를 주고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전용 차로에서 제한속도 30km/h를 지켜야 했으며, 100km/h대로 달리던 고속도로 본선에서 70km/h 이상을 순간적으로 줄여야 하는 구조였다.
게다가 하이패스를 이용하지 않는 차량이 전체의 약 10%에 달해, 요금소 구간 전체의 흐름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차로 변경과 감속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속도 차가 생기고, 이것이 사고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갠트리 위의 카메라와 센서가 빠르게 바꾸는 것들

스마트 톨링의 핵심 인프라는 도로 위에 설치되는 갠트리(Gantry) 구조물이다. 여기에 탑재된 AI 카메라가 고속으로 번호판을 촬영하고, 레이저 감지 센서가 차량의 종류·크기·무게·높이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이 개발한 기술은 4개 차로를 동시에 처리하면서 최대 160km/h 속도 조건에서도 차종 분류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물리적 차단기가 없으니 감속할 이유도, 차로를 바꿀 이유도 없다.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차량이나 렌터카도 번호판 인식 후 고지서를 문자나 우편으로 받아 온라인으로 납부하면 된다.
전국 확대 시점은 아직 미정, 하이패스와 당분간 병행

한 가지 짚어둘 부분이 있다. ‘2026년 전면 도입’이라는 정보가 일부에서 퍼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확대 시점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으며, 시범 데이터 분석과 기술·보안 보완을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를 검토하는 단계다.
전국 확대 전까지는 기존 하이패스 시스템과 병행 운영될 예정이므로, 현재 사용 중인 단말기를 당장 떼어낼 필요는 없다.

고속도로 요금소의 풍경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다만 그 시점은 기술 완성도와 보안 검증이 충분히 뒷받침된 이후가 될 것이며, 성급한 기대보다는 단계적 전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스마트 톨링이 도입된 구간에서 무리하게 감속하거나 차로를 변경할 필요가 없다. 구간 표지판을 확인하고 정속 주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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