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안 살려고 했다”… 주말 고속도로서 ’40분’, 전기차 오너들이 겪는 스트레스의 ‘정체’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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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충전 대기와 인프라 부족이 부담으로 작용
보급 속도 대비 충전망 확충 지연이 온도차를 키우고 있음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2025년 말 기준 국내 등록 대수가 127만 대를 돌파했다. 출퇴근과 일상 주행에서 전기차는 유지비 절감과 정숙성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하루 20-40km 수준의 규칙적인 이동 패턴에서는 평균 5.0-6.5km/kWh의 효율적인 전비 운용이 가능하다.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하지만 주말 장거리 이동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충전 인프라를 둘러싼 불편 사례가 이용자 설문에서 속속 드러나며, 평일과 주말 사이의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도엔 많지만 실제론 14%가 사용 불가

충전소 지도
충전소 지도 / 사진=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전국에 구축된 급속충전기는 약 3만 9,000기에 달하지만, 실사용 불가 비율이 14%에 이른다. 충전소 고장률이 약 8%, 통신 오류가 4%를 차지하며, 점검 중 표시 누락이나 장기 방치 사례도 적지 않다.

게다가 충전을 마친 뒤에도 차량을 이동하지 않는 비율이 22%에 달해 실제 이용 가능한 충전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주말에는 충전소 이용률이 평일 대비 35% 급증하면서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평균 20-40분의 대기 시간이 발생한다.

관광지 인근 충전소는 평균 이용률이 95% 이상으로 치솟으며, 소비자 설문 조사에서 “장거리 주말 불편”을 호소하는 응답이 63%에 달했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42% 증가했지만 충전기는 18% 늘어나는 데 그쳐 인프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50kW 급속기도 체감은 40-60분

현대차 아이오닉 5 충전 단자
현대차 아이오닉 5 충전 단자 / 사진=현대자동차

급속충전기 성능은 향상됐지만 체감 충전 시간은 여전히 길다. 350kW 고출력 충전기 기준으로 10-80% 충전에 약 18-30분이 소요되지만, 저출력 기기를 이용하거나 대기 시간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40-60분을 잡아야 한다.

이 때문에 장거리 주행 시 경로를 충전소 중심으로 재조정하는 일이 잦아지며, 여행 일정 자체가 충전 계획에 맞춰 변경되는 경우도 흔하다. 주행 가능 거리 표시가 감소하면 심리적 압박이 커지는데, 실제 잔여 거리 오차가 ±5-10% 수준이라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47%에 달한다.

배터리 절약을 위해 에어컨 사용을 줄이거나 가속을 자제하는 등 주행 방식을 제한하는 행동 패턴도 실사용자 조사에서 확인됐다. 가족 동승 시 충전 대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불만 사례로 다수 보고되고 있다.

그래도 전기차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

전기차 충전 및 만족도 지표
전기차 충전 및 만족도 지표 / 사진=토픽트리

이런 불편에도 전기차 오너들이 내연기관으로 돌아가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력 단가 150원/kWh, 평균 전비 5.5km/kWh 기준으로 1km당 운행 비용이 약 27원 수준으로, 휘발유차(13km/L, ℓ당 1,600원 기준 km당 123원)의 약 1/3에 불과하다.

정숙성과 운전감에 대한 만족도도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정부와 전력공사가 2026년 초까지 400kW급 초고속 충전기 1,200기를 구축하고, 관광지 충전소 증설을 추진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충전소 가동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며, 주요 전기차 모델은 OTA를 통해 잔여 거리 예측 정확도를 개선하고 있다.

평일 출퇴근과 주말 여행 사이

기아 EV4 실내
기아 EV4 실내 / 사진=기아

전기차는 일상 주행에서 탁월한 효율성과 경제성을 보여주지만, 주말 장거리 이동에서는 여전히 인프라 제약이 크다.

충전소 증설 속도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평일과 주말 사이의 온도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인프라 개선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전기차 오너들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충전 계산기를 손에서 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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