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가 900만 원 “견적비 100만 원은 뭐야”… 車 맡기고 ‘낭패’ 본 사람들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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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리 피해 매년 급증
최근 3년간 정비 관련 피해 953건 접수
배상까지 이뤄지는 경우 36.9%에 불과

사고 차량을 정비소에 맡겼다가 수리비 폭탄을 맞거나, 멀쩡했던 부분까지 손상되는 등 자동차 정비 관련 소비자 피해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18일, 최근 3년여간 접수된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이 1천 건에 육박하며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 사진=토픽트리DB

특히 정비 불량이나 과잉 정비에 대한 피해를 소비자가 직접 입증하기 어려워, 실제 배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10건 중 4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소비자원의 분석 결과는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자동차 정비 관련 피해 구제 신청은 총 953건으로, 2022년 234건에서 2024년 355건으로 3년 사이 50% 이상 급증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수리 후 하자가 재발하거나 없던 흠집이 생기는 등 정비 불량이 73.3%로 가장 많았고, 사전 고지 없이 견적비나 수리비를 청구하는 부당요금 청구 및 과잉정비가 18.2%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수리비 900만 원을 안내받고 수리를 거부하자, 사전 고지 없이 견적비 100만 원을 청구한 황당한 사례도 접수되었다.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 큰 문제는 피해를 입고도 구제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배상이나 환급 등을 통해 원만히 합의에 이른 경우는 전체의 36.9%에 불과했다.

이는 정비업체와 일반 소비자 간의 극심한 정보 비대칭성 때문이다. 소비자가 차량의 기술적인 문제를 직접 파악하고 정비사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대부분의 분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현명한 대응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반드시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비를 맡기기 전, 수리할 부분과 예상 비용이 명시된 점검·정비 견적서를 반드시 서면으로 받는 것이다. 구두로만 비용을 안내받을 경우, 향후 분쟁 발생 시 근거 자료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리가 완료된 후에는 즉시 현장에서 정비 결과를 꼼꼼히 확인하고, 차량 외관에 새로운 흠집이나 손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자동차 수리 피해 급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 정비 분쟁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자동차 정비 관련 사업자 단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비업체의 사전 고지 의무 준수 등 신뢰 제고 방안을 논의하며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하지만 업계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소비자의 권리는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량을 맡기기 전 꼼꼼히 서류를 챙기고, 수리 후에는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작은 습관이 부당한 요금과 정비 불량으로부터 내 차와 재산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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