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도 “내 마음대로 수리 못 해”… 앞으로는 ‘저가 부품’만 사용된다

by 서태웅 기자

발행

수정

자동차보험 수리 시 인증부품 강제 적용
정품 대신 인증부품 사용 강제에 불만
한국은 선택권 제한 논란

다음 달 16일부터 자동차보험을 이용한 사고 수리 시, 정품 부품이 아닌 정부 인증 대체부품 사용이 사실상 강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수리비 절감을 통해 전체 자동차보험료를 안정시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수리 시 인증부품 강제 적용
자동차보험 수리 시 인증부품 강제 적용 / 사진=토픽트리 DB

급기야 해당 약관 개정의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면서, 자동차 수리 방식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
자동차 정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논란의 핵심은 내달 16일부터 시행되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사고 차량 수리 시 보험금 지급 기준을 기존의 ‘정품 부품’에서 국토교통부가 인증한 ‘품질인증부품’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품질인증부품은 정품 대비 가격이 평균 30~40% 저렴하다.

보험업계는 이 제도가 정착되면, 높은 손해율(올해 5월 기준 82.5%)을 낮춰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수리에서 대체부품 사용률은 0.5%에 불과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다.

타이어 정비
타이어 정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가 인증부품 가격을 기준으로만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면, 정품 부품으로 수리를 원하는 소비자는 그 차액을 고스란히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 18일 국민청원 플랫폼 청원24에 올라온 청원 내용은 이러한 우려를 대변한다.

청원인은 “목숨과 직결되는 자동차를 수리할 때 제조사의 정품을 우선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앗아가는 것”이라며 “정품이 아닌 부품이 차에 들어갔다는 불안감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동차보험 수리 시 인증부품 강제 적용
자동차보험 수리 시 인증부품 강제 적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센 또 다른 이유는, 이번 개정안이 소비자 권리를 중시하는 해외 선진국의 흐름과 다소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보험 수리에 대체부품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소비자에게 그 사실을 고지해야 하며, 일부 주에서는 사전에 서면 동의까지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소비자와 정비업체가 자유롭게 부품을 선택할 수 있는 ‘수리권’을 보장하는 추세다. 반면, 우리의 개정안은 소비자의 사전 동의 절차 없이, 보험사가 인증부품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여 사실상 인증부품 사용을 강제하는 효과를 낳는다.

자동차 정비소
자동차 정비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보험 약관 개정안 시행이 약 2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제도 시행 전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절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전체 보험료 안정’이라는 공익적 명분과 ‘개인의 선택권 및 안전에 대한 불안’이라는 소비자의 권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이번 사안은, 향후 대한민국 자동차보험 제도의 신뢰를 결정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체 댓글 1

  1. 정부나 금감원이나 보험가독원이나 다 한통속.
    국민은 안중에도 없음.
    선거때는 앞으로 45도 당선되면 뒤로 15도 허리…봉은 국민.

    응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