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있는데도 가격 급등”… 2차 시행 당일 전국 35% 주유소가 한 ‘황당한 짓’

김민규 기자

발행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주유소 가격 인상
정부, 가격 급등 주유소 무관용 대응 선언
알뜰주유소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예고

2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3월 27일, 기름값 안정을 기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무색해지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가 새로운 공급가 상한을 못 박은 당일, 전국 주유소 세 곳 중 하나가 가격을 급하게 올린 것이다. 정부는 이를 정책 악용으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을 선언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2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
2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가격 /사진=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과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일 전국 1만646곳의 주유소 중 3,674곳(약 35%)이 전일 대비 판매가를 인상했다. 이 중 ℓ당 60원 이상 급격히 올린 곳도 1,366곳에 달했다.

2차 최고가격은 1차 대비 ℓ당 약 210원 높게 책정된 수치로, 정유사 공급가가 이 상한선에 고정된 상황에서 판매가를 급격히 올린 것은 주유소 측의 자의적 인상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저가 재고를 쥐고 올린 가격, 책임은 주유소에 있다

29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29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특히 주목한 것은 인상 시점이다. 2차 최고가격 적용 물량을 아직 매입하지 않은 주유소라면, 현재 보유한 재고는 1차 기준 저가로 매입한 물량일 가능성이 크다.

공급가가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가를 올렸다는 의미로, 정유사에 귀속될 인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의 가격 인상은 주유소의 단독 결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를 최고가격제 정책의 허점을 노린 폭리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알뜰주유소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전체엔 무관용 원칙

26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
26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대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일반 주유소에 대해서는 과도한 가격 인상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또는 농협과 공급 계약을 맺고 저가 판매 의무를 지는 알뜰주유소에 대해서는 한층 강한 조치가 예고됐다.

과도하게 높은 가격으로 유류를 판매하는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이른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가격제의 실효성을 갉아먹는 현장 이탈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2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 전날 붐비는 주유소
2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 전날 붐비는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정책과 시장 사이의 간극은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시행 당일 대놓고 역행하는 움직임은 제도 신뢰 자체를 흔드는 일이다.

주유를 앞두고 있다면 오피넷(opinet.co.kr)에서 인근 주유소 가격을 비교해 최고가격 수준을 초과하는 곳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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