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가격 다 문제?”… 2만 대 호언장담, 참담한 결과 가져온 ‘이 국산차’의 정체

타스만 호주, 목표 절반도 못 미쳐
상품성은 충분하지만 가격·신뢰 부족
싱글캡·할인·하이브리드로 반등 시도

기아가 첫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으로 공략한 호주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출시 전 약 2만 명이 구매 의향을 밝히며 기대를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아는 연간 2만-2만 5,000대 판매 목표를 설정했다. 북미 다음으로 큰 픽업트럭 시장인 호주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린 야심 찬 계획이었다.

기아 타스만 실내
기아 타스만 실내 / 사진=기아

그러나 2025년 7월 출시 후 5개월간 판매량은 3,716대에 그쳤으며, 현재 추세라면 연간 약 1만 1,000대 수준으로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9-10월 순위는 9위로 기록됐고, 중형 픽업 시장 점유율은 11%에 불과하다. 월 4,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토요타 하이럭스나 포드 레인저와는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며, 기아는 판매 정체의 원인 분석과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가격 경쟁력 약점 드러났다

기아 타스만
기아 타스만 / 사진=기아

타스만의 판매 부진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요인은 플릿(Fleet) 시장 공략 실패다. 호주 픽업트럭 시장은 법인·정부·산업군을 대상으로 한 대량 계약이 판매의 핵심을 차지하며, 이들은 저가 베이스 모델을 선호한다.

그러나 타스만의 엔트리 트림 가격은 약 3,700만 원으로 플릿 고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약한 편이다. 기아 측도 이를 인정하며 “상위 트림은 선방했지만 하위 트림에서는 힘을 못 썼다”고 평가했다.

이 덕분에 개인 소비자 위주로만 판매가 이뤄지면서 전체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 하이럭스와 레인저는 플릿 시장에서 검증된 신뢰와 저렴한 베이스 모델로 대량 계약을 성공시키며 월 4,000대 이상의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기본기·디젤 갖춘 타스만인데

기아 타스만
기아 타스만 / 사진=기아

타스만의 상품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2.2L 디젤 엔진을 탑재해 5등급 연비 7.7-8.6km/L를 기록하며, 전장 5,410mm·전폭 1,930mm·전고 1,870mm의 준대형급 차체를 갖췄다.

휠베이스는 3,270mm로 실내 공간이 넉넉하고, FR 4WD 구동 방식에 5인승 구성으로 픽업트럭의 기본 조건을 충족한다. 2,497cc 배기량의 I4 실린더 엔진은 안정적인 출력을 제공하며, 281마력의 최고출력과 43kg.m의 최대토크로 작업용 차량으로서의 성능을 확보했다.

게다가 초기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하고 있어, 하드웨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뢰 형성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당장의 판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최대 10% 할인 공격적 프로모션

기아 타스만
기아 타스만 / 사진=기아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기아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현재 호주 시장에서 타스만은 최대 10% 이상 할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보증금 지원과 재고 할인을 병행해 체감 가격을 크게 낮췄다. 이는 출시 초기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우던 전략에서 벗어나 실구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한편 기아는 2026년을 반등의 분기점으로 삼고 전략적 수정을 준비 중이다. 우선 플릿 시장 공략을 위한 싱글캡 모델을 2026년 투입할 예정이며, 이는 기존 듀얼캡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법인 대량 계약을 노린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도 진행 중으로, 상품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추가로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디자인 개선과 러기드 트림 보강도 검토되고 있어, 라인업 다양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플릿 계약 성과와 신뢰 확보가 시장 안착 관건

기아 호주 진출 37년, 누적 판매 100만 대 달성
기아 호주 진출 37년, 누적 판매 100만 대 달성 / 사진=현대차그룹

타스만이 호주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플릿 시장에서의 대량 계약 확보다. 싱글캡 모델 투입으로 저가 베이스 트림을 제공하고, 법인·정부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급선무다.

둘째는 브랜드 신뢰 형성이다. 초기 구매자들의 긍정 평가가 확산되고, 실사용 후기가 쌓이면서 점진적으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목표 달성이 요원해 보이지만, 2026년 전략적 수정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 호주 픽업트럭 시장은 신뢰와 가격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는 만큼, 기아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가 타스만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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