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손이 끼어도 그냥 닫혔다”… 리콜 끝났다더니, 집단소송에 휘말린 ‘국산 패밀리카’

신재현 기자

발행

기아 카니발 슬라이딩 도어 결함 소송
리콜이 진행됐지만 설계 결함 책임 논란 계속
판매 호조 속 안전 신뢰도 리스크가 다시 부각

미국 미니밴 시장에서 기아 카니발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불편한 법적 현실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2025년 상반기에는 미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57% 급증하며 33,152대를 기록하는 호조 속에서도, 파워 슬라이딩 도어 결함을 둘러싼 집단소송이 본안 심리 단계로 넘어가며 기아를 압박하고 있다.

기아 카니발 슬라이딩 도어
기아 카니발 슬라이딩 도어 / 사진=기아

스테파니 갤러거 판사가 기아의 소송 기각 신청과 중재 강제 신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법적 공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핀치 센서가 멈춘 순간, 문은 그냥 닫혔다

기아 카니발 / 사진=기아
기아 카니발 / 사진=기아

이번 소송의 핵심은 2022~2023년형 카니발에 적용된 파워 슬라이딩 도어(PSD) 제어 모듈의 결함이다. 장애물을 감지해야 할 load-sensing 핀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자동 역전 기능이 발동되지 않고 문이 과도한 힘으로 닫히는 현상이 반복됐다.

NHTSA에는 팔 골절, 엄지 골절, 찰과상 등 9건의 부상이 공식 접수됐으며, NHTSA는 2021년 9월 조사를 개시했다.

원고인 메릴랜드 주 레이첼·앤드류 랭거핸스 부부는 2022년형 카니발 구입 직후 결함을 인지했으며, 2024년 10월 15일 소송을 제기했다.

리콜은 끝났지만 법원은 달리 봤다

기아 카니발 실내
기아 카니발 실내 / 사진=기아

기아는 2023년 3월 NHTSA 리콜(23V-236)을 제출하고 같은 해 4월부터 딜러 통보를 시작했다.

리콜 대상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생산된 미국 내 51,568대로, PSD 제어 모듈 소프트웨어 재프로그래밍과 경고음 2회 추가, 도어 최종 구간 닫힘 속도 저감 등 세 가지 조치가 무상으로 시행됐다.

기아 측은 리콜 조치 완료와 NHTSA 조사 종결을 근거로 소송 기각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설계 결함 자체가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는 원고 측 논리에 손을 들어줬다.

부상 없어도 소송은 성립한다는 판결의 의미

기아 카니발
기아 카니발 / 사진=기아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대목은 물리적 부상 없이도 소송이 가능하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갤러거 판사는 핀치 센서 설계 결함이 충분히 주장된 이상 실제 신체 피해가 없더라도 청구 요건을 충족한다고 봤으며, 원고 측이 주장한 잔존가치 하락에 따른 경제적 손해도 청구 근거로 인정됐다.

한편 앤드류 랭거핸스는 ‘기아 커넥트’ 가입 당시 중재 조항에 동의한 사실이 확인되자 소송을 자진 취하하고 별도 중재 절차로 전환했으며, 아내 레이첼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 중재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원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 카니발 실내
기아 카니발 실내 / 사진=기아

판매 호조와 소송 리스크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은 기아 카니발의 미국 시장 전략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등과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안전 신뢰도가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본안 심리 결과에 따라 리콜로 마무리됐다고 여겨진 결함이 다시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판결 방향이 주목된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