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현대차를 제친 기아의 내수 역전이 단순 사고 여파인지, 시장 판도 변화의 신호인지 주목됩니다.

핵심 사항
- 기아가 지난 4월 내수 시장에서 5만 5,045대를 판매하며 현대차를 994대 차이로 제치고 28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 현대차는 협력사 화재로 인한 부품 공급 중단으로 주력 모델인 그랜저와 싼타페의 생산 공백이 발생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19.9% 급감했습니다.
- 기아는 쏘렌토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의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RV 중심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내수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습니다.
올봄 국내 완성차 시장에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오랫동안 내수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자동차가 4월 판매 실적에서 계열사 기아에 뒤처지며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단순한 월간 등락이 아니라 무려 28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5만5045대를 판매하며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5만4051대)를 7925대 차이로 앞질렀다. 현대차가 계열사에 내수 1위를 내준 것은 199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이듬해 현대차가 기아를 인수한 뒤 줄곧 유지해온 서열이 처음으로 흔들린 셈이다.
기아 성장과 현대차 부진, 두 흐름이 맞물린 결과

이번 역전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라 두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7.9% 성장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19.9%나 줄었으며, 내수 시장 전체 감소율(-8.8%)을 크게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다. 전체 시장이 위축된 국면에서도 한쪽은 오르고 다른 한쪽은 내려앉은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공장 화재가 불러온 현대차의 생산 공백

현대차 판매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부품 협력사의 화재가 꼽힌다. 지난 3월 발생한 해당 사고로 엔진 핵심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그랜저와 싼타페의 출고가 줄줄이 밀렸다. 두 모델은 현대차 내수를 견인하는 주력 차종인 만큼 타격이 컸다.
쏘렌토·카니발이 이끈 하이브리드 전략의 결실

기아의 약진에는 탄탄한 RV 라인업이 뒷받침됐다. 쏘렌토와 카니발이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연비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했다.
여기에 소형 전기 SUV EV3와 기아 첫 목적기반차량(PBV)인 PV5까지 전동화 라인업을 빠르게 확충하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수요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8년 만의 역전이 남긴 물음표

이번 역전을 두고 구조적 변화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시적 사고 여파인지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생산 정상화 이후 반격의 여지가 있지만, 기아가 하이브리드와 전동화라는 두 축에서 모두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단 한 달의 결과로 서열 변화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우위가 고정된 질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두 브랜드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팽팽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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