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포드·닛산 전부 압도당했다”… 1년 만에 월간 ‘판매 1위’ 오른 의문의 SUV

김민규 기자

발행

재쿠 7, 2026년 3월 영국 신차 판매 1위 달성
경쟁자인 포드·닛산·기아 모두 제쳤다
3월 한 달 동안에만 1만 64대 판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이름조차 낯선 브랜드가 등장했다. 중국 체리(Chery) 그룹 산하의 재쿠(Jaecoo)가 2026년 3월 영국 신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재쿠 7 실내
재쿠 7 실내 /사진=재쿠

지난 2025년 1월 영국에 첫발을 내딛은 지 불과 14개월 만에 포드, 닛산, 기아 등 전통 강자들을 모두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으로, 영국 자동차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1만 64대, 포드를 871대 차이로 따돌리다

재쿠 7
재쿠 7 /사진=재쿠

영국 자동차제조협회(SMMT) 공식 집계에 따르면 재쿠 7은 2026년 3월 한 달간 1만 64대가 등록됐다. 2위 포드 푸마(9,193대)와의 격차는 871대로, 3위 닛산 캐시카이(8,718대), 4위 기아 스포티지(7,310대)도 뒤로 물렸다.

3월 영국 전체 신차 등록 대수는 38만 627대로 전년 동월 대비 6.6% 늘어 2019년 이후 최다 3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나온 성과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재쿠 7 단일 모델로만 약 1만 5,569대가 등록되며 전체 브랜드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영국 월간 판매 톱 10에 이름을 올린 재쿠 7에게 3월 1위는 갑작스러운 이변이 아닌 예고된 결과였다.

56마일 전기 주행에 7년 보증

재쿠 7
재쿠 7 /사진=재쿠

재쿠 7의 경쟁력은 사양 대비 가격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솔린 모델은 약 3만 파운드 초반, PHEV 모델은 3만 5,000파운드 중반대에서 시작한다.

PHEV는 1.5L 터보 엔진과 18.3kWh LFP 배터리를 결합해 WLTP 기준 전기 주행거리 56마일(약 90km)을 확보했으며, 가솔린과 전기를 합친 총 주행거리는 745마일에 달한다.

재쿠 7 실내
재쿠 7 실내 /사진=재쿠

비교 대상인 기아 스포티지 PHEV는 43마일, 현대 투싼 PHEV 2026년형은 최대 43마일(2WD 기준)로, 전기 주행거리에서 재쿠 7이 13마일 앞선다.

가격도 투싼 PHEV 2026년형(£38,685~)과 비교하면 3,000파운드 이상 저렴하다. 완성차 7년 보증에 PHEV 구동계 별도 8년 보증까지 더한 구성은 기아가 영국 시장에서 강점으로 내세워온 7년/10만 마일 보증 수준과 동일한 조건이다.

체리가 만든 브랜드, 유럽 공략의 전위대

재쿠 7
재쿠 7 /사진=재쿠

재쿠는 중국 완성차 그룹 체리 산하의 브랜드로, 자매 브랜드인 오모다(Omoda)와 함께 2024~2025년 영국 시장에 잇달아 진입했다.

가격을 앞세운 진입 전략에 넉넉한 보증 조건을 얹어 브랜드 신뢰도 공백을 메우는 방식이다. 이미 BYD·MG가 선례를 만든 유럽 시장에서 체리 그룹이 두 번째 물결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재쿠 7
재쿠 7 /사진=재쿠

단 한 달의 판매 1위가 시장 판도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브랜드 역사가 짧은 만큼 장기 내구성과 사후 서비스 경험이 축적되지 않았고, 잔존 가치 데이터도 아직 없다.

다만 가격·사양·보증이라는 세 축에서 기존 주류 브랜드를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유럽 완성차 업계가 외면하기 어려운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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