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다더니 이게 무슨 일”… 현대차·BYD 동시에 전소, 조사 결과 주목받는 ‘연희동 화재’

김민규 기자

발행

아이오닉5·씨라이언7 나란히 전소, 전기차 화재 원인 규명 착수
과연 연희동 화재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삼원계 NCM 배터리를 탑재한 국산 전기차와 안전성을 내세운 LFP 블레이드 배터리 탑재 차량이 나란히 전소되면서, 배터리 종류를 떠난 구조적 논의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 연희동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서울 연희동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마포소방서

2026년 2월 7일 오전 2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단독주택 지하 차고에서 불이 났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BYD 씨라이언 7, 두 대의 전기차가 나란히 전소됐으며 약 1시간 10분 만에 진화됐다.

주민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재 현대차·BYD 제조사와 자동차연구원, 전기안전공사가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며, 공식 결과 발표까지는 최대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 다른 배터리 화학, 같은 결과가 남긴 물음표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이번 화재가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두 차량의 배터리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는 데 있다. 아이오닉 5에는 SK온이 제조한 NCM811 계열 파우치형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니켈·코발트·망간을 8:1:1 비율로 조합한 삼원계 배터리로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열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돼왔다.

BYD 씨라이언 7
BYD 씨라이언 7 /사진=BYD

씨라이언 7은 반대 포지션에 있는 차량이다. BYD 고유의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모듈 없이 배터리 셀을 직접 차체에 통합하는 CTB(Cell-to-Body) 구조를 적용했다.

LFP는 NCM 대비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에서 다소 불리하지만, 열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화재 안전성이 우수한 배터리로 평가받아왔다.

그런데 두 차량이 동시에 전소된 것이다. 조사 기관은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충전 시설 등 외부 요인도 조사 범위에 포함시켰으며, 현재까지 최초 발화 지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BYD의 안전 자신감과 리콜, 엇갈린 행보

화재로 전소된 전기차들
화재로 전소된 전기차들 /사진=전기차동호회

화재 이후 시장의 시선은 BYD코리아 측 반응에도 쏠렸다. BYD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국내에서 10년간 운행된 전기버스에서 화재는 한 번도 발생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2025년 6월에는 GS글로벌이 납품한 BYD 전기버스 344대가 고전압 배터리 트레이 고정 불량으로 배터리 화재 위험을 이유로 리콜된 바 있어, 이 발언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BYD가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25년 1월의 일이다. 아토3를 시작으로 첫해 약 6,000대를 판매하며 시장에 안착했고, 씨라이언 7은 4,490만 원에 출시된 중형 전기 SUV다. 초기 진입 단계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가 브랜드 신뢰도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 규명 전 섣부른 판단이 더 위험하다

온라인에 퍼진 전소된 아이오닉 5의 배터리팩과 전압 측정 장면
온라인에 퍼진 전소된 아이오닉 5의 배터리팩과 전압 측정 장면 /사진=아이오닉 공식 동호회 홈페이지 갈무리

화재 직후 온라인에는 아이오닉 5의 배터리팩 손상이 없었다거나 BMS 고장 기록이 없다는 내용의 사진과 수치가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해당 자료가 공식 배포된 현장 감식 사진이 아니라고 공표했다.

공식 감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비공식 자료를 근거로 특정 차량 또는 배터리를 지목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전기차 화재는 어느 한 배터리 화학이나 특정 브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확인됐다. 지하 차고 충전 환경, 배터리 관리 시스템, 외부 요인 등 복합 원인에 대한 합동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비로소 실질적인 안전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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