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취소되는 검사 아니에요”… 오늘부터 시작되는 75세 이상 ‘VR 운전 테스트’

김민규 기자

발행

경찰청·교통공단, 고령 운전자 운전능력진단 시범 운영
실차와 VR을 활용해 실제 운전 능력을 정밀히 파악한다.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이 11일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차 및 가상환경(VR) 기반 운전능력진단시스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신청서를 작성하는 한 어르신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신청서를 작성하는 한 어르신 /사진=연합뉴스

신체와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 운전자의 실제 도로 주행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이 시스템은, 시범 운영 기간 동안에는 면허 취소나 정지 등 행정처분과 연계되지 않는다.

2024년 7월 서울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 등을 계기로 고령 운전자 안전 대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마련한 첫 실질적 대응책이다.

실차 1곳, VR 19곳에 시스템 구축 완료

VR 운전능력진단시스템
VR 운전능력진단시스템 /사진=경찰청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은 2025년 12월까지 실차 기반 운전능력진단시스템을 1개 운전면허시험장에, VR 기반 시스템을 전국 19개 운전면허시험장에 설치 완료했다.

11일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서 첫 시범 운영을 시작한 뒤, 서울 서부와 도봉 시험장으로 순차 확대하며 2월 말까지 전국 19개 시험장에서 전면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령 운전자 운전능력진단시스템
고령 운전자 운전능력진단시스템 /사진=경찰청

시범 운영 대상은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중 교통안전교육 대상자로서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이다. 현재 고령 운전자는 75세부터 3년마다 2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이번 시범 운영은 이 교육 대상자 중 희망자를 모집해 진행된다.

시스템은 실제 도로 주행과 유사한 환경에서 운전자의 반응 속도, 판단력, 조작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면허 취소 아닌 교육·상담 목적

고령 운전자
고령 운전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범 운영 기간 중에는 진단 결과가 면허 취소나 정지 등 행정처분과 직접 연계되지 않는다. 대신 운전자에게 객관적인 진단 결과를 제공하고, 운전 중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다만 진단 결과 운전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인과 상담을 통해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유할 수 있다. 강제성 없이 본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경찰청은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고위험 운전자 적성검사 제도화를 추진하고, 조건부 운전면허 부여 제도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로 파괴된 차량
서울 시청역 인근 대형 교통사고로 파괴된 차량 /사진=연합뉴스

조건부 운전면허는 운전 시간대를 주간으로 제한하거나, 근거리 운전만 허용하는 등 특정 조건 하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제도로, 일본과 미국 일부 주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최근 수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운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된 만큼, 이번 시범 운영이 실질적인 사고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 75세 이상 운전자라면 시범 운영 참여를 통해 본인의 운전 능력을 점검하고, 안전 운전을 위한 조언을 받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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