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근무 거부로 징계받은 버스 기사들의 소송 결과가, 운수·병원 등 공공성 업종 전반의 휴일 근로 법리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핵심 사항
- 인천지방법원은 버스 운전원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수당 지급을 전제로 한 공휴일 근무 지시와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 회사는 공휴일 근무자에게 유급휴일수당과 근로 임금 및 50% 이상의 가산수당을 모두 지급했으며 무단결근 시 최대 6주의 승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 운수업이나 병원 등 공공성이 높은 업종은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 보장이 절대적 휴무 권리를 의미하지 않으므로 배차 지시 위반 시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제11민사부가 준공영제 버스 운전원 A씨 등 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에서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공휴일에 출근을 거부한 버스 기사들에게 내려진 단계적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단이다.
준공영제는 버스 운영은 민간업체가, 재정과 서비스 관리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구조로 2004년 서울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인천·부산 등 광역시로 확산됐다. 관건은 공휴일 유급휴일 보장이 절대적 권리인지, 수당 지급을 전제로 한 근무 지시가 합법인지 여부였다.
“공휴일에 쉬어야 한다”는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은 2018년 3월 20일 신설됐으며, 30인 이상 사업장에는 2021년 1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이 조항은 사용자가 관공서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되,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맺은 경우에 한해 특정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단서를 두고 있다.
법원은 이 조항이 반드시 쉬어야 하는 절대적 권리를 부여한 것은 아니며, 버스 운송업의 공공성과 업무 지속성을 고려하면 수당 지급을 전제로 한 공휴일 근무 지시는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이 회사는 휴일대체 방식이 아닌 단체협약에 근거해 근무를 지시했으며, 법원은 이 방식이 55조 2항의 휴일대체 조항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성탄절부터 현충일까지 공휴일 집단 결근

회사는 2024년 11월 “배차표에 지정된 승무원은 반드시 승무 의무가 있으며,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요청하는 것은 불가하고 개인 사정이 있으면 연차를 신청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버스 기사들은 2024년 성탄절을 시작으로 2025년 신정, 구정 설연휴, 삼일절·대체공휴일, 대통령 선거일, 현충일까지 집단으로 출근을 거부했다. 회사는 1차 견책, 2차 승무정지 2~3일, 3차 승무정지 1개월, 4차 승무정지 6주의 단계적 징계를 내렸다.
회사는 이들이 근무한 날에 대해 유급휴일수당,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통상임금의 50% 이상인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모두 지급했다.
병원·소방 등 공공성 업종 파급 가능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수당 지급을 전제로 한 공휴일 근무 지시가 가능하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서울동부지법도 2025년 4월 18일 선고한 2023나21025 판결에서 관공서 공휴일 휴일대체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같은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
공공성과 업무 지속성이 요구되는 병원·소방·운수업 등 다른 업종에도 유사한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파급 범위는 버스 업계에 그치지 않는다.

한편 대법원은 4월 30일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수당 산정 기준을 간주 근로시간(보장시간)으로 판시하는 별도 판결을 내렸다.
버스 운전 기사의 공휴일 처우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이번 판결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공공교통의 특수성을 근거로 한 법원의 해석이 확립되는 추세이나, 노동계는 공휴일 유급휴일 보장 취지가 희석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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