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엔 무관용”… 현대차, 韓 근로자 ‘구금 사태’에 결국 협력사 ‘꼬리자르기’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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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美 법인 긴급 성명 발표
모든 협력사 고용 관행 전면 점검
10조 원 투자 차질 우려 속 ‘정면 돌파’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와 관련,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이 ‘불법 행위 무관용’을 선언하며 협력업체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을 예고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사옥 전경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사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이는 1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법규를 위반한 협력사와는 선을 긋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현대차의 강력한 위기관리 의지를 보여준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5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계약업체와 하도급업체의 고용 관행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며, “법을 준수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조지아주에서 체포당하는 중인 한국인 근로자
조지아주에서 체포당하는 중인 한국인 근로자 /사진=연합뉴스

이는 구금된 인원 중에 현대차 직원은 없었지만, 다수의 협력사 직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청인 현대차가 협력사의 노무 관리까지 직접 통제하는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할 것임을 시사한다.

조지아주에서 체포당하는 중인 한국인 근로자
조지아주에서 체포당하는 중인 한국인 근로자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협력사들이 단기 파견 기술자들에게 취업비자가 아닌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관행적으로 이용해 온 것에 있다. ESTA는 관광 및 상용 목적의 단기 체류만 허용할 뿐, 현장에서 장비를 설치하는 등 직접적인 노무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이민법 위반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이민 단속 기조에, 이러한 ‘위험한 관행’이 결국 덜미를 잡힌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의 합작공장에서도 선제적으로 인력을 철수시키는 등 파장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퍼포먼스 중인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퍼포먼스 중인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의 이번 위기는, 미국 정부의 모순적인 정책이 초래한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자국 내 공장 건설을 강제하면서도, 정작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해외 숙련 기술 인력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기치 아래 강력한 이민 단속으로 막아서고 있다.

결국 현대차는 ‘미국에 투자하라’는 요구와 ‘미국 법을 지키라’는 요구 사이에서, 공사 지연이라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을 태우고 돌아온 대한항공 전세기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을 태우고 돌아온 대한항공 전세기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현대차의 재확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향후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있어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순히 공장을 짓는 것을 넘어, 현지 법규에 맞는 인력 운용과 협력사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대차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견고한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지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시대를 준비하는 모든 한국 기업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전체 댓글 2

  1. 한국 정부 차원에서 미국 정부랑 노동 비자 딜을 해야하는건데 한국 정부는 그냥 나몰라라 관망중. 당장 급한건 기업들이라 중간에 껴서 피보는중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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