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
올해 8개월 만에 작년 판매량 추월
경형 전기 SUV ‘캐스퍼 EV’가 견인
‘현대차의 무덤’이라 불렸던 일본 시장에서 의미 있는 반전이 시작됐다. 현대자동차가 2025년 들어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서는 648대를 판매하며 성공적인 재진출 신화를 쓰고 있다.

2009년 쓴맛을 보고 철수했던 과거와 달리, ‘전기차’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앞세운 현대차의 치밀한 전략이 마침내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
이번 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올해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경형 전기 SUV ‘캐스퍼 EV(현지명 인스터)’다. 일본의 좁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작은 차체와 실용적인 공간,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했다.
특히 10일 출시될 오프로드 감성의 파생 모델 ‘인스터 크로스’가 이 성장세에 더욱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공은 2022년 재진출 당시 현대차가 내세운 파격적인 전략 덕분이다. 2000년대 ‘싸구려 차’ 이미지와 부실한 딜러망으로 실패했던 과거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ZEV(무공해차) 전용’, ‘온라인 판매’라는 두 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내연기관으로는 도요타, 혼다와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 아이오닉 5와 넥쏘 등 미래적인 이미지의 전기차로만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또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오프라인 딜러망 대신, 테슬라처럼 온라인으로만 계약하는 방식을 택해 젊은 층을 공략했다.

물론 온라인 판매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 문을 연 고객체험공간 ‘CXC(Customer Experience Center)’는 차량 전시와 시승은 물론, 브랜드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화상 상담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식 팬클럽 ‘현대모터클럽 재팬’을 출범하는 등 일본 소비자 특유의 ‘관계 중심’ 문화를 파고들고 있다.

물론 연간 판매량 천 대 미만이라는 수치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한 달에 수천 대를 파는 일본 수입차 시장 전체로 보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0’에서 다시 시작해, 가장 폐쇄적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가장 현대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현대차의 ‘일본 재도전기’는 이제 막 1막을 올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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