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싼타페 차주, 현대차에 집단소송 제기
‘커넥팅로드’ 이탈로 엔진 파손
결함 알고도 보증 수리 거부 의혹
멀쩡히 달리던 SUV의 엔진에 갑자기 구멍이 뚫린다면? 공포영화 같은 일이 미국에서 현실이 됐다. 2018년형 현대 싼타페 차주가 엔진의 치명적 결함을 주장하며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고장을 넘어, 제조사의 ‘결함 은폐’와 ‘보증 거부’ 의혹으로 번지며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법원 소장에 따르면, 원고인 제이슨 번스 부부는 2019년 5월, 주행거리 약 2만 8천km(17,350마일)의 중고 싼타페를 구매했다.
문제는 약 5년 뒤인 2024년 4월, 주행거리가 약 12만 8,000km(79,966마일)에 도달했을 때 발생했다.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작스럽게 시동이 꺼지고 출력이 저하된 것이다.

정비소 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엔진 내부에서 피스톤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인 ‘커넥팅로드’가 베어링 마모로 인해 이탈했고, 제멋대로 튀어 나간 부품이 엔진 블록을 강타해 ‘구멍’을 낸 것이다. 이는 엔진을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사실상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파손이다.
문제가 된 엔진은 ‘3.3L 람다 II GDI V6’ 가솔린 엔진이다. 이 엔진은 과거에도 유사한 결함(엔진 시즈, 파손)으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대상이 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를 의식해 2014~2019년형 싼타페의 해당 엔진 보증 기간을 ’15년 또는 24만km(15만 마일)’로 대폭 연장했었다.

논란의 핵심은 여기서 터졌다. 번스 부부의 차량은 명백히 ‘보증 연장’ 대상이었고, 주행거리도 보증 범위(24만km) 내에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 딜러사는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며 무상 수리를 거부했다.
부부가 보증 연장 사실을 올해 1월에야 뒤늦게 알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제조사의 대응은 석연치 않았다. 결국 부부는 고장 난 차를 시세보다 헐값에 넘기고, 울며 겨자 먹기로 약 4,300만 원을 들여 새 차를 구매해야 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현대차가 3.3L 람다 엔진의 구조적 결함을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소비자에게 안전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허위 광고를 지속했다”며 캘리포니아 소비자 보호법 위반을 주장했다. 이들은 손해배상은 물론, 문제가 있는 모든 엔진에 대한 ‘전면 리콜’ 명령을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이번 소송은 현대차의 ‘품질 경영’에 다시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세타2 엔진 리콜 사태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진 람다 엔진 이슈는, 북미 시장에서 쌓아 올린 신뢰를 위협할 수 있는 악재다.
그나마 국내 소비자들은 한숨 돌릴 수 있다. 이번 소송 대상인 싼타페(DM/더 프라임)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주로 2.0/2.2 디젤 엔진으로 판매되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3.3L 가솔린 엔진은 북미 수출형 주력 사양으로, 국내 판매량은 미미하다. 하지만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싼타페의 엔진 내구성에 구멍이 뚫렸다는 소식은, 파워트레인을 불문하고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국내에서나 먹히지 보증거부 해외에서 개박살나봐야 정신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