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원짜리 사업, 결국 포기”… 현대차그룹, 16% 차지하던 핵심 부문 매각에 ‘발칵’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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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2조 원 규모 램프 사업 매각
프랑스 글로벌 부품사 OP모빌리티에 넘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오랜 기간 유지해온 백화점식 포트폴리오 전략을 버리기로 했다. 샤시부터 에어백, 브레이크, 전장까지 전방위로 부품을 공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사진=연합뉴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27일 프랑스 글로벌 부품사 OP모빌리티와 램프 사업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본계약을 맺고 연내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연 2조 원 매출이지만 수익성은 바닥

현대모비스의 휘어지는 HLED 리어램프 시제품
현대모비스의 휘어지는 HLED 리어램프 시제품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램프 사업은 2024년 기준 연간 매출 약 2조 원을 기록하며 전체 부품 사업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헤드램프부터 리어램프, 안개등, 실내등까지 차량용 조명 전반을 생산하는 주력 부문이었다.

하지만 LED와 레이저 램프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기술 평준화가 진행됐고, 중국 후발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추격하면서 마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매출은 크지만 실질적인 이익 기여도는 낮아진 셈이다.

미래차 집중 투자를 위한 선택과 집중

현대모비스 테크 브릿지
현대모비스 테크 브릿지 /사진=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가 램프 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배경에는 미래차 기술 경쟁 격화가 자리한다. 전동화 배터리 시스템, 자율주행 센서와 라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집중 투자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낮아진 램프 사업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과 리소스를 미래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업계에서는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OP모빌리티는 사업 확장, 현대모비스는 효율화

OP모빌리티 CES 2025 부스
OP모빌리티 CES 2025 부스 /사진=OP모빌리티

매각 상대인 OP모빌리티는 구 포레시아로,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부품사다. 이번 인수를 통해 램프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 중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거래 가격은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다만 현재는 양해각서 단계이므로 협상 결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타 부품사도 선택과 집중 가속화 예상

현대모비스 CES 2025 부스 전경
현대모비스 CES 2025 부스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의 이번 결정은 국내 부품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부품사들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유지해왔지만, 미래차 시대에는 핵심 기술에 집중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모비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과를 내면 타 부품사들도 유사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영남 물류센터 전경
현대모비스 영남 물류센터 전경 /사진=현대모비스

백화점식 전략을 고수하던 현대모비스가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미래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매출 규모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투자자라면 올해 상반기 본계약 체결 시점과 매각 대금 규모 공개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확보한 자금이 실제로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지가 중장기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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