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쏟고도 안 됐다” 결국 싹 다 뒤엎는 위기의 현대차에 업계 ‘발칵’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자율주행 완성도를 높일 현대차와 기아의 새로운 미래 모빌리티 로드맵과 구체적인 단계별 실행 전략을 상세히 살펴봅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핵심 사항

  • 기아와 현대차는 미래 사업에 21조 원을 투입하며 성과가 저조했던 기존 모셔널 중심의 로보택시 전략을 전면 재편합니다.
  • 2027년 레벨2+ SDV 개발을 완료하고 2028년 양산차 적용 후 2029년 도심 자율주행 실현을 목표로 합니다.
  • 엔비디아·구글과 협력해 AI 기술을 고도화하며 2029년 미국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도입합니다.

완성차 업계의 자율주행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테슬라 FSD가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기존 방식으로는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에 퍼지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전략 수정에 나서는 완성차 브랜드가 늘고 있다.

기아도 4월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26~2030년 5개년 투자 계획을 전면 재편한 새 로드맵을 공개했다.

기존 계획 대비 7조 원을 늘린 49조 원 규모로, 이 중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만 21조 원(43%)을 집중 배분했다.

모셔널에 5조 쏟았지만, 전략 선회가 불가피했던 이유

현대차그룹 모셔널 로보택시
현대차그룹 모셔널 로보택시 /사진=현대차그룹

기아가 속한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와 50:50 합작으로 모셔널을 설립하며 로보택시 상용화에 본격 뛰어들었다.

설립 당시 각사가 약 2조 8,000억 원씩을 출자했고, 이후 2024년에는 유상증자 6,630억 원과 앱티브 지분 11% 매입 6,250억 원을 더해 한 해에만 1조 2,880억 원을 추가 투입하며 지분을 85%까지 끌어올렸다. 2025년에도 6,291억 원을 추가해 누적 투자액은 약 5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누적 적자가 2조 원을 넘어서고 상용화 일정도 지연되면서, 로보택시 중심 전략의 한계가 드러났다. 이번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가 제시한 방향 전환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결과다.

엔비디아·딥마인드와 손잡고 그린 자율주행 로드맵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 /사진=엔비디아

새 전략의 핵심은 단계적 자율주행 상용화다. 기아는 2027년까지 레벨2+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개발을 완료하고, 2028년 양산차에 적용한 뒤 2029년에는 레벨2++ 도심 자율주행을 실현한다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할 기술 파트너로는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을 통해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아키텍처를 구축하며, 구글 딥마인드와는 로봇 인지·추론을 담당하는 비전-언어-행동 모델(VLA)을 공동 설계한다. AI 인프라와 인재 채용에만 별도로 5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틀라스 조지아 공장 배치로 로보틱스 전선 확대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와 스팟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와 스팟 /사진=현대차그룹

자율주행과 함께 이번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로보틱스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에 처음 배치되며, 2029년 하반기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KaGA)으로 투입 범위를 넓힌다.

미국 현지 로보틱스 공장에서는 연간 3만 대 생산 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틀라스 2026년 배치 물량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로, 현대 RMAC 및 구글 딥마인드 연구 목적으로 먼저 공급될 예정이다.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 중인 기아 송호성 사장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 중인 기아 송호성 사장 /사진=현대차그룹

모셔널에서의 실패를 딛고 기아가 내놓은 이번 전략은 ‘상용화 속도’보다 ‘기술 완성도’를 앞세운 접근으로 읽힌다. 2030년 글로벌 판매 413만 대, 영업이익 17조 원이라는 목표가 현실이 되려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3년의 실행력이 관건이다.

49조 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떤 결과물로 돌아오느냐다. 2027년 레벨2+ SDV 개발 완료 시점이 기아의 기술 신뢰도를 가늠하는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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