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 전기차 생산, 8번째 휴업
UPH 하향 및 인력 감축 논의까지
미국 수출 감소와 현지 생산 확대가 원인
현대자동차의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정작 이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은 올해 들어 8번째 휴업에 들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말 또다시 사흘간 가동 중단을 예고한 이 라인은 시간당 생산량(UPH)마저 40% 가까이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심지어 생산 인력 감축 논의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상반기 잦은 휴업의 원인이었던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은 옛말이 된 지금, 진짜 범인은 바로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 25% 관세 장벽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 국내 수출 물량이 급감하는 ‘생산 공동화’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차 울산 1공장 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다양한 판촉 행사에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휴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들어 벌써 8번째 휴업 결정이다. 심지어 이달 1일부터는 노사 합의를 통해 라인 가동 속도 자체를 늦추는 ‘피치다운’까지 단행했다.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기존 27.5대에서 17.5대 수준으로 약 36%나 줄인 것은, 물량 부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회사 측이 12라인 생산 인원 감축 방안까지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공장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러한 생산 차질은 국내 아이오닉 5 판매 실적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올해 1~9월 아이오닉 5 국내 판매량은 1만 2,3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생산 라인이 멈추는 이유는 간단하다.
울산 1공장 12라인이 생산하는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물량의 상당 부분이 미국 수출용이었는데, 그 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 25%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조지아주 신공장(HMGMA) 가동을 서둘렀고, 최근에는 이곳의 아이오닉 5 연간 생산 목표를 3만대나 늘렸다. 사실상 국내 수출 물량을 미국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미국 현지화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1%나 급증했으며, 특히 현지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 5는 152% 늘어난 8,408대가 팔려나갔다. 이는 관세 부담이 없는 현지 생산 물량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여기에 더해 최대 9,800달러의 가격 인하와 7,500달러의 현금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며 미국 내 판매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이오닉 5의 가격은 국내 기준 4,740만 원부터 시작하며, 주행거리 368km, 전비는 4.4km/kWh의 성능을 갖추고 크기는 전장 4,65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 휠베이스 3,000m를 갖췄다.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국내 생산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관세 영향을 받는 모든 차들의 해외 생산량이 느는 추세”라며 “해외 생산이 늘면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공장에 새 라인이 생겨도 로봇 비중이 높아져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관세 장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 변화가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와 고용 시장에 미칠 장기적인 파장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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