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인도 최대 시장으로 육성
2030년까지 7조 원 투자, 판매·수출 확대
현지인 CEO 선임, 생산·신차 라인업·EV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 그룹의 미래를 걸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EO는 지난 15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2030년까지 기존 계획보다 2조 원 증액된 총 7조 2,000억 원(4,500억 루피)을 인도에 쏟아붓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투자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인도를 한국 본사에 버금가는 ‘제2의 본토(Second Home Base)’로 격상시키고, 격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인도를 발판 삼아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야심 찬 ‘퀀텀 점프’ 선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파격적인 인도 ‘올인’ 전략 배경에는 G2(미국·중국)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예고된 최대 25%의 자동차 관세 폭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한때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평균 7%씩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세계 3위 인도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에게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무뇨스 CEO는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비전에서 전략적 최우선 순위”라며 “2030년까지 미국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 점유율을 현재 14%대에서 15%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물량 공세에 나선다. 2030년까지 무려 26종의 신차를 투입하는데, 특히 현지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 전기차 전략도 병행한다.
2025년 현지 베스트셀러 SUV인 크레타의 전기차 버전 ‘크레타 EV’ 출시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현지 생산 전기 SUV까지 선보이며 하이브리드-전기차 투 트랙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투자금의 60%를 R&D에 투입하여 현지 맞춤형 모델 개발과 배터리 시스템 현지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생산 능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존 첸나이 1·2공장에 더해 지난해 인수한 GM 탈레가온 공장까지 본격 가동되면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가 완성된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인도를 단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수출 허브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현재 22% 수준인 수출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려, 인도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중동, 아프리카, 아세안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수와 수출을 합친 총 판매 목표를 2030년 110만 대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인도 진출 29년 만에 처음으로 현지인 CEO(타룬 가르그)를 선임하는 파격적인 인사까지 단행했다.
최근에는 마루티 스즈키 CCO 출신의 현지 영업 전문가(수닐 물찬다니)까지 영입하며 현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고배당 정책과 성공적인 IPO는 향후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더하고 있다.
현대차의 7조 원짜리 인도 베팅이 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글로벌 업계의 시선이 인도로 집중되고 있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