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무인소방로봇 소방청 기증·전국 배치
화재 현장에 소방관 대신 로봇 먼저 투입
방산 플랫폼 기반 재난 대응 및 보급 확대
소방관이 진입하기 전, 로봇이 먼저 들어간다. 현대차그룹이 2026년 2월 24일 경기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소방청에 무인소방로봇 4대를 기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증식은 2024년 11월 소방청과의 실무협약 이후 약 15개월간의 공동 개발이 실전 배치로 이어진 자리였다. 최근 10년간 화재 현장에서 부상·순직한 소방공무원은 1,802명에 달한다.
방산 무인차량이 소방 현장으로 들어온 배경

이번 로봇의 기반은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다. 원래 방산용으로 개발된 플랫폼에 소방 전용 장비를 탑재해 극한 화재 환경에 맞게 재설계했다.
자체 분무 시스템이 차체 표면에 미세 물 입자 수막을 형성해 500~800도 고열 환경에서도 장비 내부 온도를 50~60도 수준으로 유지한다. 방수포는 직사·방사형 노즐 제어가 가능하며 최대 50m까지 물을 뿌릴 수 있다.

농연이 가득 찬 현장에서는 AI 기반 시야 개선 알고리즘을 탑재한 적외선 카메라가 농연 농도 85% 환경에서도 17m 거리의 사물을 식별한다.
주행 성능은 최대 시속 50km이며, 현장 운용 시 제한속도는 시속 5km로 30cm 수직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다. 경북소방학교 모의 화재 시험을 통해 현장 적합성 검증도 완료했다.
4대가 전국 4개 기관으로 나뉜 이유

기증된 4대는 한 곳에 집중 배치되지 않는다. 수도권·영남 119특수구조대에 각 1대씩 즉시 배치돼 실전 투입 중이며, 나머지 2대는 3월 초 경기 화성소방서와 충남소방본부에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화재 유형과 지역 특성이 다른 4개 기관에 분산 배치함으로써 다양한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는 동시에 전국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소방관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로봇이 선행 진입해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건물 붕괴 위험 파악도 이 과정에서 이뤄진다.
100대 보급과 국립소방병원 지원 계획

이번 기증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 2024년 전기차 화재 진압용 EV 드릴 랜스 250대를 지원한 데 이어 이번 무인소방로봇 기증으로 지원 범위를 넓혔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보급 규모를 100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2026년 6월 개원 예정인 국내 최초 소방관 전문 의료기관인 국립소방병원에도 치료·재활 차량과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보틱스 기술을 실제 사회 안전망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이번 기증에서 드러난다. 100대 보급이 현실화된다면 전국 소방 현장에서 로봇과 소방관이 함께 출동하는 장면이 머지않아 일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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