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010년대 후반부터 기존 문법을 깨는 디자인 실험에 나서며 시장의 기억에 남는 모델들을 연이어 탄생시켰다.
현대차가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보여준 디자인 변화는 과감했다.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조형 언어를 시도한 결과, 일부 모델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8세대 쏘나타 DN8, 6세대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 5세대 싼타페 MX5는 각각 ‘메기타’, ‘삼각떼’, ‘도시락통’이라는 별명과 함께 국내 커뮤니티에서 디자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들 모델은 현대차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 등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쏘나타 DN8, 히든라이팅이 만든 메기 수염

2019년 공개된 8세대 쏘나타 DN8의 가장 큰 특징은 ‘그래디언트 히든 라이팅’이었다. 크롬 코팅된 라인 내부를 레이저 에칭해 수만 개의 미세 구멍을 형성하고, 소등 시에는 크롬 몰딩처럼 보이다가 점등 시 LED 주간등으로 발광하는 구조다.
현대차는 이 공법을 독자 개발해 최초로 적용한 기술이라 강조했으며, 사이드 윈도 크롬 라인이 A필러 상단에서 시작해 루프와 C필러를 따라가 후드 상단까지 길게 이어지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 라인이 보닛 절반까지 뻗어 올라가면서 헤드램프 상단부까지 침투한 형상이 물고기 수염을 연상시켰고, 낮고 넓은 디지털 펄스 캐스케이딩 그릴과 결합되자 ‘메기타’라는 별명이 붙었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철학을 반영한 쿠페형 루프와 수평 라인 중심 디자인은 이후 그랜저, 아반떼 CN7, 투싼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차 디자인 체계의 출발점이 됐지만,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 그릴을 뚫고 들어간 삼각형

2018년 공개된 6세대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는 삼각형 모티프를 과감하게 전개한 사례다. 화살촉 형태의 헤드램프가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 영역 안쪽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구조로 바뀌었고, 본넷과 프론트 범퍼, 안개등 하우징까지 각진 삼각형 요소가 다수 사용됐다.
이 과감한 변화는 기존 AD 전기형과 완전히 다른 인상을 만들어냈으며, 국내에서 ‘삼각떼’라는 별명이 빠르게 확산됐다. 후면도 변화가 컸다.

번호판 위치가 트렁크에서 범퍼 하단으로 내려갔고, 트렁크 센터에는 ‘AVANTE’ 레터링이 대형으로 배치됐다. 삼각형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와 혹평이 쏟아지면서 페이스리프트 공개 후 기존 AD 전기형 재고가 단기간에 소진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디자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8년 이후 국내 베스트셀링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이 실험적 시도는 이후 CN7에서 보다 정교하고 일관된 파라메트릭 다이내믹 디자인으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싼타페 MX5, 공간에 잡아먹힌 H자 램프

5세대 싼타페 MX5는 각진 박스형 실루엣과 대형 테일게이트로 실내 공간을 극대화한 중형 SUV다. 후면 디자인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H자 형태 리어램프와 방향지시등 위치였다.
테일램프가 현대 H 로고와 차명 레터링 아래, 범퍼 상단 가까운 위치까지 내려왔고, 후방 방향지시등은 리어 범퍼 하단에 분리 배치됐다. 이 구조는 법규상 후방 방향지시등 높이 기준인 350-1,500mm 범위를 충족해 문제는 없었지만, 정체 상황이나 근접 주행 시 시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게다가 테일게이트 개구부를 극대화하면서 가스 스트럿이 외측으로 노출된 구조까지 더해지자, 후면 전체가 직사각형으로 넓게 펼쳐진 형상이 도시락통이나 뼈다귀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커뮤니티에서 나왔다.
현대차는 H를 형상화한 브랜드 시그니처와 캠핑·차박을 위한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지만, 리어램프가 하단에 위치하면서 시각적 무게중심이 낮게 느껴진다는 디자인 평가도 따라왔다.
실험과 학습 사이, 디자인 방향 전환기

세 모델 모두 당시 현대디자인센터를 총괄한 루크 동커볼케 체제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르 필 루즈, 프로페시, 45 EV 등 콘셉트카에서 보여준 실험적 과감함이 양산차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장의 강한 호불호를 낳았고, 국내 소비자와 커뮤니티의 별명 문화는 이를 더욱 증폭시켰다.
하지만 이들 모델이 단순한 ‘실패작’으로만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DN8의 히든라이팅 공법은 이후 모델에도 응용됐고, AD 페이스리프트의 삼각형 실험은 CN7에서 완성도 높은 파라메트릭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싼타페 MX5는 논란 속에서도 공간 활용성과 SUV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며 판매 성과를 이어갔다. 현대차 디자인 실험기가 남긴 별명들은, 브랜드가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장과 소통하며 배운 교훈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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