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직면한 현대자동차가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품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를 검토하며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예고합니다.

핵심 사항
- 현대자동차가 테슬라 모델Y와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 대비 30% 이상 저렴한 중국산 부품 조달 확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 올해 1~4월 모델Y 판매량은 25,409대로 그랜저(23,145대)를 넘어섰으며 현대차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8% 급감했습니다.
-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아지면 과거 공급망 마비 사태가 재발할 수 있고 95%에 달하는 국내 내연기관 부품 생태계가 위축될 우려가 있습니다.
올해 1~4월 테슬라 모델 Y가 국내에서 25,409대 팔렸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의 간판 세단 그랜저(23,145대)를 넘어선 수치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국산 베스트셀러를 제친 것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체감하는 원가 경쟁력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여기에 BYD 씨라이언 7까지 1~4월 5,991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지커·샤오펑의 국내 출시도 임박한 상황이다. 현대차가 중국산 부품 조달 확대를 검토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런 시장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산 대비 30% 이상 싼 중국 부품

현대차의 2025년 글로벌 부품 조달액은 84조 원으로 2021년 대비 45% 급등했다. 국내 생산공장에 투입된 부품 조달액만 42조 8,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31% 상승했다.
반면 중국산 부품은 국산 대비 3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으며, 송호성 기아 사장도 “중국 완성차는 글로벌 대비 30~40%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중국산 차량의 원가 경쟁력이 상당히 앞서 있다”고 밝혔다.
이미 현대차 코나와 기아 레이·EV5 등에는 CATL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중국산 핵심 부품 조달은 사실상 이미 시작된 셈이기도 하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8% 급감한 상황에서 부품 비용 절감은 선택이 아닌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더 선명해지는 가격 격차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매 구도가 이 압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올해 1~4월 기아 EV5는 10,192대를 기록했지만 모델 Y(25,409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아이오닉 5(7,625대)는 모델 Y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기아는 올해 초 EV5 롱레인지 기본 트림 가격을 280만 원 내려 4,575만 원으로 맞췄지만, BYD 씨라이언7 시작가(4,490만 원)와의 격차는 여전히 85만 원에 불과하다.
중국 브랜드들이 낮은 원가를 바탕으로 가격을 더 낮출 여력이 있는 반면, 현대차·기아는 추가 인하 여력이 점점 좁아지는 구조다. 국내 전기차 판매 1위가 수입 모델에 내줘진 이 상황이 부품 조달 전략 변화를 압박하는 실질적 원인이다.
공급망 리스크와 국내 부품 생태계 사이의 딜레마

중국산 부품 조달 확대가 쉬운 결정은 아니다. 2020~2022년 코로나19 당시 중국 봉쇄로 와이어링 하니스·에어백 등의 공급이 끊기면서 현대차 국내 공장이 실제로 가동을 멈춘 전례가 있다.
당시 충격 이후 현대차는 핵심 부품 수급처를 국내와 동남아로 분산했는데, 다시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은 그 리스크를 재감수하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산 부품 조달이 확대되면 국내 1차 협력업체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부품 생태계 전반에 연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재 국내 내연기관차의 부품 국내 조달 비율은 약 95%에 달하는 만큼, 조달 구조 변화의 파급 범위가 결코 작지 않다.
현대차가 처한 딜레마는 선명하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 브랜드에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고, 중국산 부품 조달을 늘리면 공급망 리스크와 국내 산업 생태계 훼손이라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어느 쪽도 쉽지 않은 선택지 앞에서 현대차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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