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개발 ‘아트리아AI’ 사실상 폐기, 박민우 부사장 영입해 전면 리셋
기술력 부족으로 엔비디아 자율주행 기술 도입 검토
소프트웨어 주권을 지키겠다며 구글과 애플의 협력 제안을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걷던 현대차가 뼈아픈 선택을 했다. 수조 원을 투입해 개발한 자체 자율주행 시스템이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뒤처지자, 결국 엔비디아 기술 도입이라는 현실적 타협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차가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AI’가 기술력 부족으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AVP본부 내부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25점을 받으며 낙제 판정을 받았고, 2026~2027년 GV90과 아이오닉 9에 우선 탑재한 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로 확대한다던 로드맵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현대차는 아트리아AI 개발을 사실상 중단하고,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도입해 전면 리셋을 추진한다.
룰 베이스 방식, 경쟁사 딥러닝 AI와 격차 커

아트리아AI가 낙제 점수를 받은 이유는 기술 방식의 한계 때문이다. 사람이 규칙을 정해주는 ‘룰 베이스’ 방식에 머물러 있어,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는 딥러닝·엔드투엔드 AI와 비교할 수 없는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복잡한 도심 환경이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자율주행 벤치마크에서도 현대차의 위치는 초라하다. 테슬라가 90점, 화웨이가 70점, 모빌아이와 모멘타가 50점 수준을 기록하는 동안, 현대차는 25점에 그쳤다.
포티투닷 인수를 비롯해 자율주행 분야에 약 1조 5,000억 원을 투입하고 1,0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배치했지만, 기술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엔비디아 핵심 인력 영입, 알파마요 기반 재편

현대차는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기술을 총괄하던 박민우 부사장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다. 박 사장 부임과 동시에 아트리아AI 개발팀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최신 자율주행 모델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재편한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반 모델인 알파 시리즈는 수십억 매개변수 규모의 대형 언어·비전 모델로, 수천 개 도시의 주행 데이터를 학습해 엔드투엔드 자율주행을 지향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진짜 AI’로 평가하며, 룰 베이스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

엔비디아 DRIVE 플랫폼은 Orin과 Thor 칩, DRIVE Sim 시뮬레이션, Foundation Models(Alpha 시리즈)로 구성되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GV90, 아이오닉 9, 아이오닉 5 로보택시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전략의 핵심축이 엔비디아 기술로 교체되는 셈이다.
하드웨어 하청 우려 vs 현실적 선택

엔비디아 기술 도입은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 전문가들은 핵심 소프트웨어를 외부에 의존하면 하드웨어 하청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차가 그토록 강조하던 ‘소프트웨어 주권’은 사실상 포기한 셈이고, 3년의 시간과 수조 원의 수업료를 치른 뒤 ‘오답 노트’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대차의 독자 개발 노선은 야심 찬 시도였지만, 결과는 뼈아팠다. 구글과 애플의 협력을 거부하고 자체 OS와 자율주행 개발에 올인했으나, 기술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하면 결국 하드웨어 제조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경고가 현실이 된 셈이다. 엔비디아 기술 도입이 최선의 선택인지, 아니면 불가피한 타협인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현대차가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어떻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지, 그리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년간의 실패를 교훈 삼아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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