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청구서 날아왔다”… 현대·기아, 2분기에만 ‘1.6조’ 증발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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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SJ가 공개한 트럼프 관세 손해
현대차·기아도 2분기 1.6조 손실
K-산업 전방위 타격 현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전쟁의 청구서가 현실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관세 폭격으로 인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5년 2분기에만 1조 6,200억 원(11억 7,000만 달러)의 막대한 영업이익 손실을 입었다고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현대차그룹 HMGMA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현대차그룹 HMGMA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이는 반도체에 이어 한국의 양대 수출 동력인 자동차 산업마저 트럼프의 관세 장벽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명백한 ‘위험 신호’다.

WSJ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2분기에만 총 118억 달러(약 16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이 증발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토요타(30억 달러)였으며, 폭스바겐, GM, 포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트럼프 관세로 현대차·기아 1.6조 손실
트럼프 관세로 현대차·기아 1.6조 손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기아의 1.6조 원이라는 손실 규모는, 최근 발표된 양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약 7조 1,000억 원)의 20%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고도, 그 과실의 상당 부분이 관세 장벽에 가로막혀 사라진 셈이다.

트럼프 관세로 현대차·기아 1.6조 손실
트럼프 관세로 현대차·기아 1.6조 손실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관세 충격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어렵다. 수조 원이 투입된 생산 라인을 하루아침에 미국으로 옮길 수도 없으며,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모두 전가할 경우 판매량 급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사들은 당분간 수익성 악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현대차그룹 HMGMA 전경
현대차그룹 HMGMA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물론 현대차·기아는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을 통해 현지 생산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고, 특히 최근 중공식이 열린 조지아의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은 장기적으로 관세 장벽을 우회할 핵심 기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제네시스 GV80, EV9 등 현재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고수익 프리미엄 차종들은 여전히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여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국협상단의 '마스가(MASGA)' 모자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국협상단의 ‘마스가(MASGA)’ 모자 /사진=연합뉴스

WSJ의 이번 보도는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이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기업의 실적과 직결되는 명백한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에 대한 100% 관세 위협에 이어 자동차 산업의 실질적인 피해까지 확인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두 기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의 총력적인 외교적, 전략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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