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의 한국 시장 철수 결정이 과거 닛산 사례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핵심 사항
- 혼다코리아가 국내 진출 23년 만에 올해 말을 기점으로 신차 판매 사업을 공식 종료합니다.
- 사전계약 중심의 적정 재고 관리와 고환율 영향으로 과거 닛산 철수 당시의 30%대 대규모 할인 대란은 재현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 철수 이후에도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최소 8년간 부품 공급과 정비 서비스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중고차 시세 급락 가능성은 낮습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입지는 수년째 좁아지는 추세다. 닛산이 2020년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국 시장을 떠난 데 이어, 이번에는 혼다코리아가 올해 말을 기점으로 신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2003년 국내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지 23년 만의 결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닛산 철수 당시의 대규모 할인 사태를 떠올리며 어코드와 CR-V의 막판 특가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번 상황은 6년 전 닛산 철수와 사뭇 다르다는 분위기다.
닛산 철수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혼다

닛산이 한국 시장을 떠날 당시 알티마·맥시마 등 중형 세단에는 최대 35% 수준, 1,000만~1,200만 원 선의 대규모 할인이 이뤄지면서 일부 모델이 2,000만 원 초중반대에 팔리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이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소비자 사이에서 혼다 라인업에도 비슷한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혼다코리아 차량들은 북미 공장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구조인 만큼, 국내 판매 가격이 달러 기준 차량 원가에 환율·관세·물류비를 더해 결정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고환율 환경에서는 수입 원가 자체가 올라가 가격을 낮출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게다가 혼다코리아는 사전계약 물량 중심으로 필요한 만큼만 수입하는 방식이라 재고가 쌓여 있지 않은 상태여서, 닛산처럼 재고 소진을 위한 대규모 할인이 재현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평 일색이었던 실오너 만족도

혼다는 실오너들의 반응이 좋은 브랜드로 유명하다. CR-V와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고장 빈도가 낮고 연비가 우수해 소위 ‘스트레스 없는 차’로 통해 왔다. 혼다 특유의 전기 모터 활용 범위가 넓은 i-MMD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에 연료 소비 절감과 정숙성이 동시에 확보되는 것이 강점이었다.
파일럿은 2·3열 시트를 폴딩해 실내 바닥을 평탄하게 만들 수 있어 차박·캠핑 수요에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오딧세이는 가족 단위 이동에 특화된 3열 구성의 미니밴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일본 브랜드 특유의 실용 중심 인테리어가 감성적 화려함 면에서는 아쉽다는 지적도 있지만, 물리 버튼 조작의 편리함과 내구성 면에서 실제 오너들의 만족도는 상당했다.
철수 이후 8년 간 사후관리 진행 예정

혼다코리아는 신차 판매를 마친 이후에도 최소 8년간 자동차 부품 공급과 정비 지원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동차관리법상 제작·수입사는 판매 종료 후 일정 기간 부품 공급과 정비 지원 의무를 진다는 규정을 기반으로 한 조치다. 이 같은 법정 AS 보호망이 작동하는 한, 기존 오너들이 차량을 서둘러 처분할 유인은 크지 않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수요가 유지되고 매물 공급이 쏟아지지 않을 경우 철수 발표 이후에도 CR-V·어코드 등의 중고 시세가 급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법적으로 향후 8년 동안 AS가 보장되기에 점진적으로 시세가 조정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혼다코리아의 한국 시장 철수는 자동차 시장에 있어 많은 것들을 함의한다. 오랜 기간 품질과 내구성으로 쌓아 온 브랜드 자산이 있음에도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 라인업의 부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과거 닛산처럼 파격적인 할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혼다 브랜드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올해가 혼다의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i-MMD를 경험해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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