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사활을 걸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투자 금액 36조 ‘통큰 베팅’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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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美 투자액 260억 달러로 확대
‘관세·IRA 장벽’ 현지화로 정면 돌파
국내 투자 규모도 역대 최대급 예고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기존 계획인 210억 달러보다 50억 달러 증액된 총 260억 달러(약 3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에 서명 중인 정의선 회장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에 서명 중인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이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15% 관세 부과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엄격한 현지 생산 규정이라는 ‘이중 장벽’을, ‘완벽한 현지화’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루이지애나 주에 들어설 연산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다. 이는 단순히 부품을 넘어, 자동차의 뼈대가 되는 ‘소재’ 단계부터 미국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HMGMA 전경
현대차그룹 HMGMA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제철이 생산할 저탄소 고품질 강판은 향후 현대차·기아의 미국 공장에 우선 공급되어, ‘철강 → 부품 → 완성차’로 이어지는 완벽한 현지 밸류 체인을 구축하게 된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조지아주의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를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한다.

이를 통해 아이오닉 5, EV9 등 주력 전기차 모델의 현지 생산을 가속화하여 IRA 보조금 수혜 자격을 확보하고, 15% 관세의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부품 현지화율도 높여 공급망 안정성을 다진다.

HMGMA에 도입된 AI 및 자율로봇을 활용한 제조 시스템
HMGMA에 도입된 AI 및 자율로봇을 활용한 제조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도 공격적이다. 연산 3만 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여,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고 미국 로봇 생태계의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율주행, AI 등 신기술 분야의 현지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한편, ‘해외 투자 집중’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에도 사상 최대인 24조 3,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현대차의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국내에서도 기아 화성 EV 전용공장과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건설 등을 통해, 한국을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핵심 허브로 삼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의 260억 달러 베팅은 급변하는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한국의 수출 기업이 생존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담하고 필연적인 선택이다. 이 거대한 도박의 성공 여부가, 향후 10년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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