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폐쇄되고 마는 전국 한국지엠 직영 서비스센터들
380개 협력업체 중 23.7%만 검증, 정비 난민 속출 우려
프리미엄 수입차 판매에는 공을 들이면서 정작 차주들의 정비 인프라는 방치하는 모순적 상황이 현실이 됐다. 한국지엠이 2월 15일부로 전국 9개 직영 정비소를 전면 폐쇄하면서, 1억 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를 구매한 고객들조차 제대로 된 정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2025년 11월 노조에 2026년 2월 15일자로 서울, 동서울, 인천, 대전, 광주, 전주, 원주, 부산, 창원 등 전국 9개 직영 정비소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5월 직영 정비소 순차 매각 방침을 전달했다가 임단협에서 “원점 재논의” 합의를 했음에도, 다시 전면 폐쇄 통보를 하면서 노사 갈등이 재점화됐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법원에 직영 정비소 폐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결국 15일부로 직영 정비소는 문을 닫는다.
협력업체 76%는 고난도 정비 검증도 안 돼

문제는 직영 정비소를 대체할 협력업체의 정비 역량이다. 한국지엠은 전국 약 380개 협력 정비업체가 있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노사 특별협의 실무협의체를 통해 한국지엠 사측이 실토한 바에 따르면, 380개 중 약 90곳만 엔진과 변속기 등 고난도 작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비율로 따지면 23.7%에 불과하다. 나머지 76%에 달하는 290개 협력업체는 고도 기술 정비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거나 아예 검증 대상조차 아니라는 뜻이다.

협력 정비업체는 개인사업자 수준으로, 직영점 대비 정비 능력과 부품 수급, 장비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세종물류센터 하청업체 계약 종료로 노동자 120명이 해고되면서, 협력업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임금체불과 지연 사태까지 발생했다.
실제로 2026년 1~2월 상반기 직영 정비소 9곳을 찾은 차량 2,331대 중 하루 평균 123대가 신규 접수 중단으로 정비를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1억 원대 캐딜락·GMC 팔면서 서비스는 뒷전

한국지엠의 판매 전략은 프리미엄 수입차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신형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기본 모델이 1억 6,607만 원, 롱 휠베이스 ESV는 1억 8,807만 원에 달한다.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나이트비전,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4.0 등 최첨단 전자장비를 탑재한 플래그십 SUV다.
대형 전기 SUV 캐딜락 리릭도 1억 696만 원으로, 2024년 7월 출시 당시 첫 수입 물량 180대가 완판됐다. 초대형 픽업트럭 GMC 시에라 드날리 역시 첫 선적 물량 100대가 완판되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처럼 고가의 프리미엄 차량을 판매하면서도, 정작 정비 서비스는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협력업체에 맡기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에스컬레이드에 탑재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전방 카메라의 실시간 화면에 경로와 차선 정보를 그래픽으로 표시하는 고도의 전자장비로, 정밀 진단이 필수다. 이런 차량을 역량이 불확실한 협력업체에서 제대로 정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정비 공백과 관계없이 직영 서비스 폐쇄만으로도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지엠 차주 약 151만 명이 직영 정비소 폐쇄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으며, 보증 수리 시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판매는 프리미엄 수입차를 지향하면서 서비스는 검증되지 않은 인프라에 맡기는 것이야말로 소비자를 외면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15일부터 직영 정비소 셔터가 내려가면, 한국지엠 차주들은 본격적인 정비 난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 1억 원이 넘는 차를 샀지만 제대로 된 정비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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