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관세 여파에 흔들리는 한국GM
쉐보레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수출 급감
관세 15%로 조정 시 회복 가능성 주목
한국GM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7월부터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국내 자동차 수출 1위와 4위를 차지했던 핵심 모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이 급격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는 전체 생산량의 96%를 수출에, 그중에서도 90% 가까이를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한국GM의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된 것으로, 실적 악화와 함께 또다시 ‘철수설’이 고개를 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

올 상반기 내내 현대차 코나를 누르고 월별 수출 1위 자리를 지켰던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관세 부과가 시작된 7월의 수출량은 1만 8,113대로 코나(1만 8,255대)에 처음으로 역전당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8월에는 코나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급기야 9월에는 아반떼와 팰리세이드에도 밀리며 4위까지 주저앉았다.
전장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700mm 크기에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내는 1.2L 터보 엔진을 탑재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격이 2,155만 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25%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트랙스와 함께 한국GM의 수출을 쌍끌이했던 트레일블레이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 상반기 꾸준히 수출 4~5위권을 유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트레일블레이저는 관세 부과 이후인 8월과 9월, 두 달 연속으로 수출 상위 10위권 명단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전장 4,410~4,425mm, 전폭 1,810mm, 전고 1,660~1,670mm, 휠베이스 2,640mm의 트레일블레이저는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의 1.35L 터보 엔진을 주력으로 하며, 가격은 2,757만 원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두 모델이 한국GM 전체 해외 판매량의 83%를 책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동반 부진은 회사 전체의 실적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 원인은 한국GM의 기형적인 사업 구조에 있다. 올해 1~8월 생산한 30만여 대 중 내수 판매는 고작 1만여 대로, 절대적인 물량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심지어 그 수출의 88.5%가 미국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25%의 고율 관세는 GM 본사에게도 엄청난 부담이다.
실제로 GM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로 인한 손실액 11억 달러 중 절반인 5.5억 달러(약 7,600억 원)가 한국GM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10%에 육박하는 규모다.

물론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지연되던 한미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현재 25%인 관세율이 일본, EU와 동일한 15%로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세율이 10%p 낮아지면 한국GM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설령 관세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특정 국가와 특정 차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 자체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는다.
한국GM이 ‘철수설’을 잠재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출 환경 개선 노력과 더불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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