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술 쓰면 살고, 안 쓰면 죽는다”… 포드의 中 지리 기술 탑재 검토에 美 ‘발칵’

포드와 지리자동차의 기술 협력이 마주한 정치적 장벽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다변화와 생존 전략에 중요한 이정표가 됩니다.

포드 공장을 찾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포드 공장을 찾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핵심 사항

  • 포드가 미국 내 판매 차량에 중국 지리자동차 기술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정치적 리스크에 공식 부인했습니다.
  • 글로벌 전기차 2위인 지리자동차는 24~36개월 내 미국 직접 진출을 예고하며 포드의 파트너이자 경쟁자가 됐습니다.
  • 미국 정부의 강력한 중국 기술 규제로 인해 포드와 지리의 협력 무대는 미국을 벗어나 스페인 등 유럽으로 이동 중입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부상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흔들고 있다. 2025년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차를 넘어섰으며, 이 흐름 속에서 미국 업체들은 중국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협력이냐 독자 생존이냐, 포드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2026년 초 지리자동차와 미국 시장 판매 차량에 지리 기술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지리 제조 플랫폼을 활용한 차량 개발까지 검토됐으나 협의는 최근 수개월 사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포드 대변인은 Bloomberg를 통해 “어떤 중국 업체와도 기술·플랫폼 공유 논의는 없었고, 현재도 없다”고 공식 부인한 상태다.

볼보·지커·로터스까지, 지리가 가진 기술의 무게

지리자동차 로고
지리자동차 로고 /사진=로이터

지리자동차는 단순한 중국 로컬 브랜드가 아니다. 볼보, 폴스타, 로터스는 물론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링크앤코(Lynk & Co), 스마트(Smart)까지 보유한 다국적 자동차 그룹으로, 2025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BYD에 이어 2위(201만 대, 전년 대비 +60.9%)를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판매는 412만 대 수준으로 세계 8~9위권에 해당하며, 2030년까지 650만 대·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게다가 미국 직접 진출 계획도 24~36개월 내 공식 발표를 예고한 상태여서, 포드 입장에서는 경쟁자이자 기술 파트너라는 이중적 관계를 마주한 셈이다.

CATL 선례가 보여준 정치 리스크의 벽

포드 로고
포드 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포드가 중국 기술과 손잡으려 할 때마다 워싱턴의 반응은 거셌다. 2023년 미시간 마셜에 35억 달러 규모 CATL 합작 배터리 공장(연 35GWh) 건설을 발표했을 때, 루비오 상원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이 즉각 재검토를 요구했고 공장 건설은 잠정 중단됐다.

2026년 에너지저장장치(ESS) 협력 확대를 발표했을 때에도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CEO에게 직접 설명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반복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EV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금지 조치까지 병행하고 있어, 포드가 지리 기술을 미국 시장에 들여오는 데는 법적·정치적 장벽이 겹쳐 있다.

유럽으로 선회한 협력, 그리고 남겨진 질문

포드 로고
포드 로고 /사진=AP

미국 협의가 막힌 자리에서 포드와 지리의 협력은 유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페인 발렌시아 포드 공장을 후보지로 한 기술·생산 공유 합의 도출이 현재 진행 중이며, 유휴 생산능력을 활용해 지리 차량을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미국에서 막힌 문이 유럽에서 열리는 구조지만, 이것이 포드의 진짜 해법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또한 포드가 직면한 딜레마는 포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기술 없이는 비용과 속도에서 뒤처지고, 중국 기술을 들여오면 정치적 공세에 노출되는 구조는 미국 완성차 업계 전반이 공유하는 현실이다. 결국 이번 협의의 결말보다 포드가 어떤 원칙으로 다음 선택을 내리느냐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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