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車는 제네시스가 아니야”… 정의선 회장, 포르쉐·람보르기니 향한 ‘충격 고백’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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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인터뷰서 좋아하는 차 공개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 SDV·AI 융합 강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은 혁신 DNA와 고객 중심 경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차고에 있을 법한 차는 무엇일까.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이나 아이오닉 5 N 같은 고성능 전기차를 떠올렸다면, 그의 대답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 사진=현대차그룹

그가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로 꼽은 모델은 바로 포르쉐 911, 람보르기니 쿤타치, 그리고 폭스바겐 골프였다.

시대를 초월한 이 세 아이콘은 단순한 개인적 취향을 넘어, 정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핵심적인 상징으로 읽힌다.

람보르기니 쿤타치
람보르기니 쿤타치 / 사진=람보르기니

그의 선택은 자동차 산업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정 회장은 포르쉐 911에 대해 “후방 엔진 레이아웃과 지속적인 진화를 통해 스포츠카의 기술적·감성적 기준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완벽을 향한 기술적 집념과 헤리티지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람보르기니 쿤타치에 대해서는 “쐐기형 실루엣과 시저 도어로 슈퍼카의 미학을 재정의한 선구적 아이콘”이라며 디자인이 가진 파괴적 혁신성을 높이 샀다.

폭스바겐 골프는 “실용성과 혁신 사이의 일관된 균형을 유지한 소형 해치백의 기준”이라며, 대중을 위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혁신의 본질임을 강조했다.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아이오닉 5 생산라인 / 사진=현대차그룹

하지만 정 회장은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직시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마력(horsepower)에서 프로세싱 파워(processing power)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엔진의 힘이 중요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자동차가 얼마나 똑똑하게 생각하고 학습하며 진화하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는 선언이다. 이 새로운 시대의 해답으로 그가 제시한 것은 바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인공지능(AI)의 융합이다.

그는 “전동화가 파워트레인을 재정의했다면, 소프트웨어는 제품 개발과 차량 아키텍처부터 사용자 상호작용과 비즈니스 모델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체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 사진=현대차그룹

이러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 조지아주에 세워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다.

연간 최대 50만 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 능력을 갖춘 이곳을 포함, 그룹은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미국 시장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SDV 전환의 핵심인 권역형 E/E 아키텍처(Zonal E/E Architecture)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과 공급망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 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킨 인물로 카를 벤츠, 페르디난트 포르쉐, 헨리 포드, 조르제토 주지아로, 그리고 일론 머스크를 꼽았다. 각각은 산업의 시작, 기술의 미래, 대량 생산, 디자인의 표준, 그리고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혁명을 이끈 선구자들이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들의 목록은 곧 그가 현대차그룹을 통해 이루고 싶은 혁신의 청사진과 같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제 단순히 ‘잘 팔리는 차’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SDV와 AI, 로보틱스, 수소 에너지를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이 2030년 약 8,9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을 예측하는 SD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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