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보험금만 벌써 ’20억’… 최소한의 보상조차 없다는 최악의 ‘교통사고’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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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새 전동킥보드 사고 5배 급증
사고 피해자, 보상 받을 길 없어
보험 의무화 및 정부 보장제도 논의

2024년 전동킥보드(개인형 이동장치, PM) 사고 건수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소폭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전동킥보드 사고 5배 급증
전동킥보드 사고 5배 급증 / 사진=연합뉴스

그 이면에서는 공유킥보드 업체의 보험금 지급 건수가 지난 4년간 5.6배, 지급액은 4배 이상 폭증하는 등 사고의 ‘위험성’과 ‘피해 규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개인 소유 전동킥보드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도로를 질주하는 ‘무보험 지뢰밭’이 되었고, 정부의 보상 시스템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동킥보드 사고 5배 급증
전동킥보드 사고 5배 급증 / 사진=연합뉴스

문제의 핵심은 현행법상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험 사각지대’에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천준호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의무보험 가입 대상인 ‘자동차’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곧, 무보험 전동킥보드에 사고를 당해도, 정부가 무보험차 사고 피해자를 위해 운영하는 보장사업의 지원을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정부가 무보험 자동차 사고에 141억 원을 지원하는 동안, 전동킥보드 사고 피해자가 받은 돈은 ‘0원’이었다.

전동킥보드 단속
전동킥보드 단속 / 사진=연합뉴스

결국 피해자는 “가해자가 보험에 가입했기를 기도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인다. 만약 가해자가 배상 능력이 없는 무보험 운전자라면, 피해자가 기댈 곳은 자신의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무보험차상해 특약’뿐이다.

이는 내 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보험으로, 길을 걷다 전동킥보드에 치인 피해를 보상받는 기이한 구조다.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우선 보상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만, 만약 피해자나 그 가족이 자동차보험조차 없다면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직접 민사소송을 벌여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린다.

전동킥보드 단속
전동킥보드 단속 /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위험천만한 질주가 계속되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과 더딘 입법에 있다. 헬멧 미착용 벌금 2만 원, 무면허 운전 10만 원 등 현행 규제는 안전 불감증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보험 가입 의무화’와 ‘정부 보장사업 확대’를 담은 법안들은 수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급증한 만큼, 이제는 더 이상 개인의 양심이나 운에 기댈 것이 아니라, 강력한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전동킥보드
전동킥보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천준호 의원은 “피해자가 보상을 받기 위해 가해자의 보험 유무에 기대야 하는 상황은 불합리하다”며 보험 의무화와 정부 보장체계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전동킥보드가 편리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로 위의 흉기’가 되지 않도록, 이 위험한 ‘폭탄 돌리기’를 멈추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결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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