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먹고 운전했다가 처벌?”… 오늘부터 바뀐 약물운전 단속, 모르면 큰일 납니다

김민규 기자

발행

약물운전 개정 도로교통법 4월 2일 시행
최대 징역 5년 적용, 처벌 수위 대폭 상향
단속 대상 490종 약물 범위 명확화

약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가 마침내 처벌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고’ 등을 계기로 본격화된 법 개정 논의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사진=연합뉴스

4월 2일부터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다.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됐으며, 측정 거부 시에도 동일한 수준의 처벌이 적용되는 불응죄가 새로 신설됐다.

약물운전에 해당되는 490종,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개정으로 단속 대상 약물은 총 490종으로 명문화됐다. 마약류 관리법상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481종에 화학물질관리법상 환각물질 9종을 더한 구성이다. 수면제로 잘 알려진 졸피뎀을 비롯해 일부 진통제·마취제·항불안제·식욕억제제 등 전문의약품이 다수 포함된다.

일반의약품인 감기약이나 비염약은 490종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항히스타민 성분이 졸음을 유발해 운전에 지장을 줬다고 판단되면 도로교통법상 ‘기타 사유’ 조항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인슐린이나 혈압약 등 만성질환 약물은 운전 장애를 직접 유발하지 않으므로 처벌 대상이 아니다.

수치가 아닌 행동으로 판단한다

약에 취해 포르쉐를 몰다가 한강 둔치로 추락한 운전자
약에 취해 포르쉐를 몰다가 한강 둔치로 추락한 운전자 /사진=연합뉴스

음주운전과 달리 약물운전에는 혈중 농도 기준이 없다. 경찰은 지그재그 운전이나 사고 등 운전 능력 저하 행태를 먼저 관찰한 뒤, 현장에서 직선 보행과 한 발 서기 등 행동 평가를 실시하고 이어 시약 검사와 혈액 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단속한다.

경찰청은 4월 2일부터 5월 31일까지 2개월간 클럽·유흥가와 대형병원 인근을 중심으로 특별 단속을 벌인다.

기준 없는 처벌, 의료계는 우려한다

약물운전 예방을 위한 캠페인
약물운전 예방을 위한 캠페인 /사진=포항북부경찰서

법 시행과 동시에 의료·약학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객관적인 농도 기준 없이 경찰과 법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주대 약학과 이범진 교수는 마약도 등급이 나뉘듯 약물운전 대상 약물도 등급별로 세분화하고 운전 제한 시간과 농도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사회 역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경찰청에 운전주의 약물 목록 및 가이드라인 제정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처벌이 강화된 만큼 형사처분 외에 면허 취소라는 행정처분도 병과될 수 있어, 생계형 운전자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 된다.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복용 후 운전 가능 여부를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미리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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