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결정에 “주가 70% 폭등?”… 개미들 ‘혼란’에 빠뜨린 車 브랜드의 정체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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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펑자동차, 보야 상장 발표 주가 69% 상승
기존 상장사 둥펑은 상장폐지
전기차 중심 구조 재편이 시장의 긍정적 반응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 둥펑자동차그룹이 홍콩 증시에서 파격적인 사업 구조 재편을 발표하며 시장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기존 상장사를 폐지하고 전기차 자회사 ‘보야(Voyah)’를 대신 상장시키겠다는 결정에 주가는 하루 만에 69% 넘게 치솟으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야 드림 MPV 실내
보야 드림 MPV 실내 /사진=보야

이는 단순한 주가 급등을 넘어, 내연기관차 시대의 거인이었던 중국 국영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BYD 친 L EV
BYD 친 L EV /사진=BYD

이번 재편의 핵심은 둥펑이 부진한 내연기관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차 사업에 전적으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데 있다. 사실, 둥펑은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에서 BYD 등 민간 경쟁자들의 무서운 성장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25년 상반기 전체 차량 인도량은 82만 3,9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가까이 감소하며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특히 같은 기간 순이익은 5,500만 위안(약 106억 원)에 그쳐 지난해 대비 무려 92%나 급감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희망은 둥펑의 전기차 부문에서 터져 나왔다.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33% 증가한 20만 4,400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보야 프리 플러스
보야 프리 플러스 / 사진=둥펑자동차

이러한 극명한 실적 차이 앞에서 둥펑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바로 기존 상장사인 둥펑자동차를 그룹이 흡수·합병하여 상장폐지하는 대신, 성장성이 입증된 보야를 홍콩 증시에 소개 상장(way of introduction) 형식으로 새롭게 입성시키는 것이다.

소개 상장은 신규 주식을 발행하거나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을 그대로 상장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이번 구조 개편으로 기존 둥펑 투자자들은 1주당 6.68 홍콩달러의 현금과 함께 보야 주식 0.3552608주를 받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이 인수합병의 가치가 약 7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보야 지인
보야 지인 /사진=보야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25년 8월 25일, 둥펑의 홍콩 상장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18% 상승한 10.10 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격이다.

투자은행 씨티는 이번 구조 개편 발표 직후 둥펑의 목표 주가를 6.20 홍콩달러에서 10.34 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시장은 둥펑이 전기차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전략적 선택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낸 것이다.

둥펑 자동차 CI
둥펑자동차 CI / 사진=둥펑자동차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주가 폭등 소식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3월 주요 국영 자동차 제조사 3곳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던 배경을 고려하면, 이는 거대 국영기업들이 더 이상 과거의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전기차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변모를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탄이다.

이제 둥펑은 보야라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BYD가 장악한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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