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 여파 국내 경유 가격 20% 급등
단 열흘 만에 리터당 약 320원 상승
안전운임제 불구 화물 노동자 생계 위협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내 기름값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고 있다. 특히 화물차의 주 연료인 경유가 단 열흘 사이 20% 넘게 오르면서, 도로 위 화물 노동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3년 만에 재도입된 안전운임제가 최소 운임을 보장하고 있지만, 유류비 폭등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최고가격 지정이라는 강수를 꺼내든 가운데, 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뜨겁다.
이란 공습 한 방에 경유값, 열흘 만에 320원 뛰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알려지자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했고, 그 여파는 국내 주유소로 곧장 번졌다. 공습 직전 리터당 1,597원이던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3월 8일 기준 1,917원대로 치솟았다. 상승폭은 약 320원, 상승률로 따지면 20%를 넘는다.
서울의 경우 경유가 리터당 1,967원, 휘발유도 1,945원으로 모두 1,900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미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급등이 격차를 더 벌리는 형국이다.
한 달 부담은 150만 원에 달한다

직격탄을 맞은 건 개인사업자 화물 기사들이다. 21t 윙바디 트럭 기준 한 번 주유에 약 320리터가 필요한데, 공습 전에는 약 50만 원이던 비용이 현재는 61만~64만 원으로 뛰었다. 이틀에 한 번 주유하는 운행 패턴을 고려하면 한 달 추가 부담이 120만~160만 원에 이른다.
회사 소속 화물 기사의 경우엔 상황이 더 복잡하다. 소속 회사가 여전히 공습 전 수준인 리터당 1,600원대로 유류비를 지급하다 보니, 시세와의 차액을 고스란히 노동자가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대기업 화주와 운송자본, 정유사의 담합 카르텔이 이 같은 부담을 현장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직접 최고가격 지정 지시

이재명 대통령은 3월 5일 청와대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최고가격 지정과 함께 영업정지·담합 조사 등 제재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폭등했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발언이다.
최고가격 지정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근거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고액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현재로선 가장 신속하게 동원할 수 있는 현실적 조치로 꼽힌다.
돌아온 안전운임제, 유가 폭등 앞에서는 역부족

올해 1월 재도입된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가 지급받는 최소 운임을 공표해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다. 2022년 일몰 종료 이후 3년간의 공백 끝에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 품목에 한해 2028년까지 3년 시한으로 다시 시행 중이다.
2022년 대비 운임도 컨테이너 13.8%, 시멘트 16.8~17.5% 인상된 수준으로 출발했다. 다만 최소 운임 보장이 유류비 변동까지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구조는 아닌 만큼, 이번처럼 단기간에 가격이 폭등할 경우 보호막으로서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기름값 급등이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화물 노동자의 생계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더라도 현장의 유류비 지급 기준과 실제 시세 간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화물 운송을 생업으로 하는 이들이라면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여부와 회사의 유류비 지급 기준을 다시 한 번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현장에 닿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추가 비용 발생에 대비한 운행 계획 조정이 현실적인 대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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