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대리기사가 했는데”… 사고 뒤 책임은 숨진 ‘차주’가, 왜 이런 일이?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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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대리운전 차량 사고로 차주 사망
대리기사 형사 입건 예정, 보험 보상 구조 복잡
사고 시 차주에게 법적 책임 돌아갈 수 있어

안전을 위해 부른 대리운전이 차주에게 치명적인 법적, 재정적 책임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최근 서울 동작구에서 발생한 대리운전 차량 사고는 조수석에 동승했던 50대 차주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전대를 잡은 대리기사는 형사 처벌 대상이지만, 사고로 인한 막대한 민사상 배상 책임은 법적으로 차량의 ‘운행자’인 차주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한 개인의 불운을 넘어, 수많은 대리운전 이용자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자동차보험의 허점과 법적 책임의 무게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울 동작구 대리운전 사고
서울 동작구 대리운전 사고 / 사진=서울동작소방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한 골목길에서 6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이 주택 외벽과 전봇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는 차 밖으로 튕겨 나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며, 음주나 마약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운전자의 과실이 명백해 보이지만, 사고로 발생한 제3자의 피해나 차량 파손에 대한 1차적 배상 책임은 차주와 그의 자동차보험이 떠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책임 전가의 근원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에 명시된 운행자 책임 원칙에 있다. 법률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를 운행자로 규정하고,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운다.

대리운전 기사에게 운전을 맡겼더라도, 차량의 소유주로서 운행을 지배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편리함)을 얻는 주체는 차주이므로 운행자 지위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들은 “대리운전 사고 시 차주가 1차적 책임을 지는 것은 차량의 운행으로 발생하는 이익과 위험을 모두 소유주에게 귀속시키는 대원칙 때문”이라며, “이를 보완하는 유일한 장치가 바로 차주 본인의 보험 특약”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대리운전업체가 가입한 보험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대리운전업체 보험은 통상 대인, 대물, 자차 손해를 보장하지만, 보상 한도가 차주의 종합보험보다 현저히 낮거나 자기부담금이 높게 설정된 경우가 많다.

특히 렌터카 비용, 영업 손실(휴차료), 사고로 인한 차량 가치 하락 등은 보상 범위에서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대리운전 보험의 보장 범위를 초과하는 손해는 고스란히 차주의 몫으로 남게 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대리운전 사고의 평균 수리비는 일반 사고보다 약 1.5배 높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익숙하지 않은 차량 운전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을 방증하는 데이터다.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따라서 이 모든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차주가 자신의 자동차 종합보험에 ‘대리운전 위험 담보 특약'(혹은 임시운전자 특약 등 유사 명칭)을 추가하는 것이다.

연간 수만 원 수준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대리운전 기사가 일으킨 사고로 인한 자차 손해는 물론, 차주 본인이 다치거나 사망했을 경우(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다.

만약 이 특약이 없다면, 차주는 대리기사의 과실로 자신의 차가 파손되었음에도 보험 처리를 받지 못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대리기사나 업체에 직접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는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대리운전 사고 시 보험 책임 범위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작구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과 복잡한 보험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다. 대리운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음주운전 예방책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책임의 무게를 인지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단순히 앱으로 기사를 호출하는 행위가 나의 전 재산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법적 계약임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바로 자신의 자동차보험 증권을 확인하고, ‘대리운전 특약’이라는 최소한의 안전벨트를 채워두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전체 댓글 1

  1. 대리 기사다
    말도 안되는 법이다
    보험료를 140만원/年 이상 내는데
    대리 회사나 그보험회사는 사기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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