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전기차 사야 하나”… 정부, ‘내연기관 신차 판매 제한’ 검토 발표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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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67% 감축
환경부,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 검토
업계 “충전 인프라·가격 현실부터 봐야”

정부가 2035년부터 대한민국에서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신차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24일 열린 토론회에서, 2035년까지 수송 부문 온실가스를 최대 67% 감축하기 위한 시나리오에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던 유럽연합(EU)마저 최근 재검토에 들어간 상황에서, 정부의 과속 추진이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계획의 목표는, 2018년 기준 9,880만 톤에 달했던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3,260만 톤 수준으로 67%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35년까지 국내 전체 자동차의 30~35% 이상을 전기차나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전환하고, 기업과 개인이 무공해차를 구매할 경우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시나리오에는, 2035년부터 아예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대국민 공개 논의 토론회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대국민 공개 논의 토론회 /사진=환경부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강경한 로드맵은, ‘전기차 전환의 선두주자’였던 유럽의 최근 정책 선회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유럽연합(EU) 역시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했지만, 독일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EU는, 탄소중립 합성연료인 ‘E-퓨얼(e-fuel)’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는 예외적으로 판매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후퇴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의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그리고 기존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문제 등 현실적인 장벽을 인정한 결과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현대자동차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부의 목표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남짓한 시간 안에 전체 차량의 3분의 1을 무공해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 턱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또한,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전기차 가격이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떨어져야 하며, 엔진과 변속기를 만들던 수많은 부품업체들의 대규모 실직 문제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 없이 ‘판매 금지’부터 못 박는 것은 산업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아 EV5
기아 EV5 /사진=기아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수송 부문의 혁신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유럽의 사례에서 보듯, 이상적인 목표와 산업 현장의 현실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정부는 ‘내연기관 판매 금지’라는 강력한 채찍을 들기 전에, 소비자들이 기꺼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자동차 산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당근’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속도 조절에 실패한 정책은, 환경과 산업 모두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전체 댓글 1

  1. 충전소 확충과 누구나 구입할수있게 가격부터 낮춰야한다 그렇지 않음 돈없는 서민들은 꿈의차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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