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럴 줄 알았다”… 괜히 건드렸다 10억만 날린 ‘서부간선도로’ 사태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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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공사 전면 중단
우회도로 개통 지연이 부른 ‘정책 재앙’

자동차 전용도로를 걷어내고 녹지 공원을 만들겠다던 서울시의 야심 찬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이, 시민들의 극심한 교통 불편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전면 중단됐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오목교 지하차도를 폐쇄한 이후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하자, 서울시는 10억 원의 매몰 비용을 감수하고 공사를 원상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우회도로 개통 지연이라는 예측 가능한 변수를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한, 전형적인 ‘정책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고(故) 박원순 시장 시절 입안된 이 사업의 본래 목적은, 도시를 단절시키는 고속화도로를 걷어내고 시민을 위한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구상이 가능했던 전제는, 2021년 개통한 유료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기존 지상 도로의 통과 교통량을 대부분 흡수해줄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비싼 통행료 탓에 지하도로 이용률이 예상보다 저조했고, 지상 도로는 여전히 서울 서남권의 핵심 간선도로로 기능하면서, 공사로 인한 차로 축소는 곧바로 교통대란으로 이어졌다.

서부간선도로
서부간선도로 /사진=연합뉴스

결정타는 우회도로 역할을 해줄 광명-서울 고속도로의 개통 지연이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이 도로는 당초 지난해 개통 예정이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2027년 말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핵심 연계 사업의 차질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미 시작된 공사라는 이유로 오목교 지하차도 폐쇄를 강행했고, 이는 결국 예견된 재앙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긴밀한 정책 조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사진=연합뉴스

결국 1,257억 원 규모의 사업은 멈춰 섰고, 서울시는 추석 연휴 전까지 10억 원을 들인 오목교 지하차도를 다시 여는 원상 복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임시방편으로, 철거한 중앙분리대 공간을 활용해 출퇴근 시간대 가변차로를 운영하여 정체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보행 육교나 덮개 공원 등 본래의 녹지화 계획은, 광명-서울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2027년 이후에나 교통량을 재분석하여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사업으로 정체된 도로 /사진=연합뉴스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사업의 중단은, 좋은 비전과 의도만으로는 복잡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치밀한 예측과 유관기관과의 완벽한 협업이 빠진 정책은, 시민들의 일상을 마비시키는 ‘재앙’이 될 수 있다. 10억 원이라는 헛돈은, 서울시가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값비싼 교훈의 비용이다.

전체 댓글 2

  1. 교통방송 수상택시사업 사부간선도로 사는일들이다 그렇고 그렇다 뉘가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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