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남아서 한국으로 보낸다”… 1,000만 원대 수입차, 헐값으로 내수 ‘밀어내기’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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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공급 과잉과 수출 차단
유럽은 소형차 규제 완화로 자국 보호
한국 시장에 저가 공세 본격화

중국 전기차(EV) 산업이 극심한 ‘내권(內卷, 소모적 출혈 경쟁)’에 빠졌다. 2019년 한 해에만 완성차 제조 기업 500곳이 설립되는 등 정부의 대규모 지원 정책에 힘입어 난립했던 제조사들이, 이제는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에 직면한 것이다.

수출되는 중국 전기차
수출되는 중국 전기차 / 사진=연합뉴스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설, 내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완성차 생산 능력은 연간 5,507만 대에 달하지만 내수 판매량은 절반 수준인 2,690만 대에 그쳤다.

수출 물량(약 586만 대)을 고려해도 실질 가동률은 50% 안팎에 불과해, 통상적인 과잉설비 기준(75% 이하)을 크게 밑돌았다. 이러한 공급 과잉은 즉각적인 가격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

BYD와 니오, 샤오펑 등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사의 평균 차량 판매 가격은 2021년 3만 1,000달러에서 2024년 2만 4,000달러로 급락했다. 2023년 테슬라차이나가 가격 인하 경쟁에 불을 붙이자, BYD가 주력 모델 가격을 10~20% 인하하며 맞불을 놓는 등 소모적인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테슬라차이나 예시
테슬라차이나 예시 / 사진=carscoops

이러한 출혈 경쟁은 기업의 수익성을 직격했다. 중국 완성차 업계의 평균 수익률은 2017년 8.0%에서 2024년 4.3%로 반 토막 났다. 2024년 흑자를 기록한 중국 전기차 제조사 130곳 중 BYD, 테슬라차이나, 리오토, 지리 단 4곳뿐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2030년까지 약 15개 기업만이 재무적으로 생존 가능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정부 역시 ‘제15차 경제사회 발전 계획’에서 전기차를 전략산업 목록에서 제외하고 보조금 중단을 예고하며 자생력 없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BYD 씨라이언 7
BYD 씨라이언 7 / 사진=BYD

내수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재고 물량은 결국 ‘저가 수출’이라는 형태로 해외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과거 철강, 태양광 산업에서 경험했던 공급 과잉의 ‘악몽’을 재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의 올해 상반기 해외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7.9%나 폭증해, 중국 내수 시장 성장률(14.7%)을 압도했다.

이러한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 공세에 글로벌 시장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방어벽을 치고 있다. 미국은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자국 시장의 문을 걸어 잠갔다.

폭스바겐 ID.에브리1 콘셉트
폭스바겐 ID.에브리1 콘셉트 / 사진=폭스바겐

유럽연합(EU)의 대응은 더욱 복잡하다. EU 역시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했지만, 미국 시장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유럽으로 물량을 집중하면서 올 상반기 유럽 내 중국 전기차 점유율은 2.7%에서 5.1%로 오히려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EU는 관세만으로는 역부족이라 판단, ‘경제적 소형 전기차’ 규격을 신설해 자국 업체(폭스바겐, 르노 등)가 1만 5,000~2만 유로대의 저가 전기차를 더 쉽게 생산할 수 있도록 안전 기준을 완화하는 ‘맞불’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방침에도 유연성을 부여하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속도 조절에 나섰다.

BYD 아토 3
BYD 아토 3 / 사진=BYD

반면, 한국 시장은 이러한 저가 공세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BYD는 지난 4월 ‘아토 3’를 시작으로 8월 ‘씰’, 9월 ‘씨라이언 7’을 연달아 출시하며 9월 월 판매 1,000대(KAIDA 통계 824대)를 돌파, 토요타와 아우디를 넘어 수입차 6위에 올랐다.

곧 출시될 BYD ‘돌핀’은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 1,000만 원대 후반까지 예상되며, 지커와 샤오펑 역시 내년 1분기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한-중 FTA로 인해 관세 장벽을 세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현행 ‘보조금 제도’를 에너지 효율성, 배터리 재활용 가치(LFP에 불리) 등을 반영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체 댓글 2

  1. 중국차가 세계를 휩쓴다
    가격 성능 견고성 모든면에서 압도한다
    독일 이태리 일본 대책이 없다
    가격이 첫번이다 사오미YU7 가격으로 비교해 보면 ㅋㅋㅋ
    미국 테슬라도 결국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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