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5천만 원 주고 샀네”… 팰리세이드 살 돈으로 3대 산다는 ‘대형 SUV’의 정체

by 서태웅 기자

발행

팰리세이드 신차 가격이 5천만 원을 넘어서며, 단종된 쉐보레 트래버스가 중고 시장에서 가성비 대형 SUV로 주목받고 있다.
트래버스는 연비 부담이 단점이지만, 2천만 원대 중반 시세와 큰 감가폭 덕분에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국산 대형 SUV 시장을 장악한 팰리세이드의 신차 가격이 5천만 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가족 단위 구매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 실내
쉐보레 트래버스 실내 / 사진=쉐보레

이런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 팰리세이드보다 더 큰 차체와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하는 미국산 대형 SUV가 2천만 원대 가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국내 판매가 종료된 쉐보레 트래버스가 신차 대비 절반 이하 가격으로 재등장하며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장 5.2m·휠베이스 3m 넘는 진짜 대형 SUV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쉐보레 트래버스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설계된 정통 대형 SUV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의 압도적 크기를 자랑하며, 특히 휠베이스 3,073mm는 국산 준대형 SUV들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덕분에 7인승 구성에서도 3열 레그룸이 851mm에 달해 성인이 무리 없이 탑승할 수 있다.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평평한 적재공간이 확보돼 차박이나 캠핑 용도로도 활용도가 높다.

한국GM은 2017년 국내 출시 후 2019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으나, 미국식 대형 설계가 국내 소비자 선호도와 맞지 않으면서 2023년형을 끝으로 판매를 종료했다. 하지만 중고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 큰 덩치가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V6 3.6L 자연흡기 + 다운사이징 시대의 역발상

쉐보레 트래버스 실내
쉐보레 트래버스 실내 / 사진=쉐보레

트래버스의 심장은 V6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f·m를 발휘하는 LGX 엔진은 9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며, 전 트림에 AWD 4륜구동이 기본 적용된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대세인 시대에 3.6L 배기량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자연흡기 특유의 정숙성과 내구성은 장거리 주행과 장기 보유 시 장점으로 작용한다.

반면 복합연비 8.3km/L(도심 7.1km/L, 고속 10.3km/L)는 분명한 약점이다. 공차중량 약 1,978kg의 무거운 차체를 움직이는 만큼 유류비 부담은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신차 대비 3천만 원 이상 절감되는 초기 비용과 보험료, 취득세 절감 효과를 고려하면 연비 차이는 어느 정도 상쇄된다는 평가다.

신차 4,520만 원→중고 2,000만 원대

쉐보레 20년식 트래버스 중고 매물
쉐보레 20년식 트래버스 중고 매물 / 사진=엔카

트래버스의 신차 출시 가격은 2019년 기준 4,520만 원부터 시작해 상위 트림은 5,522만 원까지 형성됐으며, 2023년형은 5,567만 원에서 6,525만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2026년 1월 현재 중고 시장에서는 2019년부터 2022년식 매물이 1,410만 원부터 2,890만 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최저가 1,410만 원 매물은 주행거리 16만 6천 킬로미터급 고주행 차량이지만, 일반적인 시세는 2천만 원대 중반에 형성돼 있다.

약 130대가량의 초기형 매물이 중고 시장에 나와 있으며, 미국식 대형 SUV 특유의 급격한 감가상각이 구매자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다만 중고 구매 시 AWD 시스템과 엔진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크기가 장점이자 단점, 주차 환경 고려 필수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 / 사진=쉐보레

트래버스는 가족 여행이나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지만, 국내 주차 환경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의 큰 차체는 좁은 주차장이나 골목길 진입을 제한하며, 높은 시야 확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도심 주행 초기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2025년 해외 시장에 출시된 신형 트래버스는 2.5L 터보 엔진으로 변경됐지만, 국내 중고 시장 매물은 모두 구형 3.6L V6 모델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신차 구매가 불가능한 단종 모델이지만, 넓은 공간과 튼튼한 파워트레인을 합리적 가격에 원한다면 트래버스는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다만 유류비 부담과 주차 환경을 충분히 고려한 뒤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