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경력 30년 형님도 몰라”… 버튼 ‘길게’ 눌러서 생기는 자동차의 ‘비밀’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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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버튼 길게 누르기에 숨겨진 기능
안전 기능은 3초 이상 눌러야 완전 작동
창문 여닫기, 트렁크 높이 설정까지

자동차의 수많은 버튼들, 혹시 당신은 그저 한 번 누르는 기능만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운전 경력 30년의 베테랑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한, 자동차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누르는 것만으로 활성화되는 놀라운 비밀 기능들이 당신의 차에 숨어있다. 제조사들이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길게 누르기에 숨겨둔 이유는 명확하다.

자동차 버튼 중, 차체자세제어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 버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 기능들이 아이의 장난이나 운전자의 부주의한 터치 한 번으로 작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자동차 버튼의 길게 누르기는 “나는 이 기능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사용한다”는 운전자의 최종 확인 서명과도 같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길이나 진흙에 빠졌을 때 미끄러지는 자동차 아이콘의 ESC(차체자세제어장치) 버튼을 짧게 누르면 구동력 제어만 해제되지만,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구동력 제어는 물론 코너링 시 차체 제어까지 모두 해제되는 완전 해제 모드가 활성화되어 바퀴를 의도적으로 헛돌려 탈출할 수 있다.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이 말을 듣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버튼을 길게 당기고 있으면 ABS와 연동된 강력한 긴급 제동 기능이 활성화되어 차를 멈춰 세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페달 브레이크 미작동 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식 확인한 기능이며, 계속 당겨야만 제동력이 지속되고 손을 떼면 해제되며 삐삐삐 경고음과 함께 서서히 감속하다 시속 약 3km에 도달하면 완전히 정지한다.

자동차 스마트키
자동차 스마트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 찜통 같은 차에 바로 타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키 숨은 기능도 있다. 대부분의 스마트키에는 원격으로 창문을 제어하는 기능이 숨어있는데, 주차된 차를 향해 스마트키의 잠금 해제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누르고 있으면 모든 창문과 선루프가 동시에 활짝 열리며 뜨거운 공기를 미리 빼준다.

반대로 차에서 내린 뒤 창문이 열린 것을 발견했다면 다시 시동을 켤 필요 없이 잠금 버튼을 길게 누르는 것만으로 모든 창문을 닫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블루링크 앱을 통해서도 원격 창문 제어가 가능하며, 대부분의 국산 자동차가 스마트키를 통한 물리적 원격 창문 제어를 지원한다.

전동 트렁크 버튼
전동 트렁크 버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동 트렁크가 있는 SUV 오너라면 주차장 천장이 낮아 트렁크 문이 부딪힐까 봐 조마조마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원하는 높이에 트렁크를 수동으로 조절한 후 닫힘 버튼을 3~5초 길게 누르면 삐빅 또는 띠링 소리와 함께 그 높이가 저장되어, 다음부터는 딱 그만큼만 열리게 설정할 수 있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 국산차에서 공통으로 지원하며 수입차는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다.

운전 중 스티어링 휠의 통화 버튼을 길게 누르면 차량의 음성인식이 아닌 스마트폰의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직접 호출되어 차량 기본 시스템보다 더 복잡한 명령을 실행할 수도 있다.

현대차 쏘나타 실내
현대차 쏘나타 실내 / 사진=현대자동차

내 차의 진짜 가치는 카탈로그에 적힌 제원도 있겠지만 이 기능들을 차주인 내가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늘 소개한 길게 누르기 기능들은 자동차 설명서 어딘가에 조용히 적혀있는, 아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지금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당신의 차에 숨겨진 비밀 기능들을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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