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타고도 몰랐네”… 운전자 90%가 모르는 ‘이 버튼’ 3초 누르면 생기는 마법

by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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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모르는 숨은 기능
자동차 버튼을 길게 누르면 나타나는 비밀

운전석에 앉아 매일 손으로 누르는 버튼들, 과연 제대로 알고 쓰고 있을까? 대다수 운전자는 버튼을 가볍게 한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조작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버튼이라도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전혀 다른 기능이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버튼
자동차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버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이런 기능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운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10년 넘게 같은 차를 타면서도 설명서를 펼쳐본 적 없는 베테랑 운전자일수록 버튼의 숨은 능력을 간과하기 쉽다.

특히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와 차체자세제어장치(ESC)의 긴급 모드는 사고 직전 상황에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핵심 기능이지만, 정작 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자동차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자동차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차량이 멈추지 않는 최악의 순간을 상상해보자. 패닉 상태에서 EPB(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버튼을 짧게 눌러봐야 아무 반응이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EPB의 긴급 제동 모드다.

버튼을 3초 이상 계속 잡고 있으면 ABS와 연동된 유압 브레이크가 네 바퀴 모두에 강력한 제동력을 걸면서 차량을 멈춘다. 속도가 시속 3km 이하로 떨어지면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풀 브레이크처럼 작동하는데, 이는 일반 주차 브레이크와는 완전히 다른 비상 시스템이다.

다만 버튼을 누르는 동안만 작동하므로 차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손을 떼면 안 되며, 급정거로 인한 2차 사고 위험이 있어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자동차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버튼
자동차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버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 눈길이나 진흙탕에서 바퀴가 헛도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평소처럼 가속 페달만 밟으면 차체자세제어장치(ESC)가 미끄러짐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걸거나 출력을 줄여버린다. 안전을 위한 기능이지만, 눈구덩이에서 탈출할 때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셈이다.

이럴 때 ESC 버튼을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구동력 제어(TCS)는 물론 차체 자세 제어까지 완전히 해제되는 ‘완전 OFF 모드’가 활성화된다. 바퀴가 강하게 헛돌면서 탈출에 필요한 구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물론 탈출 후에는 반드시 ESC를 다시 켜서 정상적인 주행 안전 기능을 복구해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전 기능 외에도 일상에서 유용한 편의 기능이 숨어 있다. 한여름 주차장에 세워둔 차는 마치 찜통처럼 뜨거운데, 차에 타기 전 스마트키의 잠금 해제 버튼을 3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모든 창문과 선루프가 동시에 열리면서 실내 열기가 빠르게 빠져나간다.

반대로 차에서 내린 뒤 창문이 열린 걸 뒤늦게 발견했다면 잠금 버튼을 길게 눌러 원격으로 모든 창문을 닫을 수 있다. 버튼을 누르는 동안만 창문이 작동하므로 원하는 만큼만 열거나 닫는 것도 가능하다.

전동 트렁크 버튼
전동 트렁크 버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동 트렁크를 장착한 차량이라면 높이 설정 기능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하 주차장의 낮은 천장이나 차고 문턱 때문에 트렁크가 완전히 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하는 높이에서 트렁크 내부의 닫힘 버튼을 3~5초 동안 누르면 ‘삑’ 소리와 함께 그 높이가 저장된다.

다음부터는 저장된 높이까지만 열리므로 매번 손으로 잡아당길 필요가 없다. 최대 높이로 복원하고 싶다면 같은 버튼을 다시 길게 눌러 설정을 초기화하면 된다.

자동차 계기판의 TPMS 경고등
자동차 계기판의 TPMS 경고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타이어 공기압을 보충한 뒤에도 계기판의 TPMS 경고등이 계속 켜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시스템이 이전 공기압 기준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운전석 하단 대시보드나 계기판 메뉴에 있는 TPMS 리셋 버튼을 경고등이 깜빡일 때까지 길게 누르면 현재 공기압을 새로운 기준으로 저장하면서 경고등이 꺼진다. 차종에 따라 버튼 위치가 다르므로 설명서 확인이 필요하다.

현대차 아반떼 N 스티어링 휠
현대차 아반떼 N 스티어링 휠 /사진=현대자동차

또한, 운전 중 스티어링 휠의 통화 버튼을 길게 누르면 차량 자체 기능이 아닌 스마트폰의 음성 비서(시리, 빅스비, 구글 어시스턴트)가 활성화된다.

내비게이션 설정, 음악 재생, 메시지 전송 등을 음성 명령으로 처리할 수 있어 운전 중 시선을 도로에서 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손을 뻗어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이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수많은 전자 시스템이 결합된 복합 기계다. 같은 버튼이라도 누르는 시간과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제조사가 안전과 편의를 동시에 고려한 결과다.

3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긴급 상황에서 차량을 제어하고, 일상의 불편함을 줄이며, 차량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오늘 당장 내 차에서 한 번 시도해보자. 10년을 타도 몰랐던 기능이 손끝에서 깨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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