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라 비웃었는데”… 제주도 렌터카 시장 흔든 전기 SUV의 반전 전략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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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아토3,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2만 5천 원 대여료, 국산차 수준 가성비
선체험 후구매 전략
BYD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BYD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전기차’에 대한 편견과 낮은 인지도. 이는 모든 후발주자가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BYD가 이 난제를 풀기 위해 영리한 해법을 들고나왔다.

신차 발표회나 전시장 오픈이 아닌, 대한민국 전기차의 성지 ‘제주도’의 렌터카 시장에 주력 모델 ‘아토 3(Atto 3)’를 조용히 투입한 것이다.

이는 B2C 직접 판매 대신, 여행객들에게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차량의 상품성을 직접 증명하고 입소문을 유도하겠다는 고도의 전략이다. 전기차 렌트 시장을 교두보 삼아 한국 시장의 빗장을 열려는 BYD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아이오닉 5와 같은 가격, ‘체험’을 빌려드립니다

BYD 아토 3
BYD 아토3 / 사진=BYD

BYD의 국내 공식 딜러사인 하모니오토모빌을 통해 제주공항렌트카 등 중소 업체에 공급된 아토 3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현재 제주도의 한 렌터카 업체는 아토 3의 대여료를 하루 2만 5천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비슷하고, 다른 수입 전기차보다는 저렴한 가격이다.

BYD 아토 3
BYD 아토3 / 사진=BYD

중형 SUV 수준의 넉넉한 실내 공간과 통풍 시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까지 갖추고 있어, 가격 대비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단기 여행 기간 부담 없이 차량을 체험하며 ‘중국차’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겠다는 전략이다.

기회의 땅, 제주가 최적의 무대인 이유

BYD 아토 3 실내
BYD 아토3 실내 / 사진=BYD

BYD가 첫 무대로 제주도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제주도는 정부의 ‘탄소 없는 섬 2030’ 정책 아래, 국내에서 가장 앞선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갖춘 곳이다. 전기차 보급률 역시 약 9.8%로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전기차 운용에 대한 소비자 경험과 수용도가 높다.

관광객이라는 유동적인 잠재 고객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이들이 전기차를 불편함 없이 운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은 BYD에게 더할 나위 없는 ‘테스트베드’인 셈이다. 이곳에서의 성공적인 경험은 향후 육지 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미 세계에서 검증된 ‘BYD의 성공 공식’

BYD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BYD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 사진=하모니오토모빌

제주도 렌터카 시장을 활용한 ‘선(先)체험’ 전략은 BYD가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는 이미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그 효과가 검증된 BYD의 성공 공식 중 하나다.

BYD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도 차량 공유 및 호출 서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버(Uber), 그랩(Grab) 등 각 지역의 대표적인 플랫폼에 자사의 전기차를 대량 공급함으로써, 수많은 잠재 고객이 자연스럽게 BYD 차량을 경험하도록 유도했다.

이 전략은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차량 성능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주도 실험’은 한국 시장 공략의 시작

BYD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BYD 제주도 렌트카 시장 진입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BYD 아토 3의 제주도 렌터카 시장 진입은 단순한 차량 몇 대의 공급을 넘어선다. 이는 ‘중국산’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직 상품성으로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평가받겠다는 BYD의 자신감이 담긴 출사표다.

물론, 대형 렌터카 업체들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확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여행객들의 실제 시승 경험과 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남기는 ‘날것의 후기’가 쌓이기 시작하면, 그 파급력은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제주도 실험’의 성공 여부가 BYD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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