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브라질 노예노동 블랙리스트 등재
아시아 외 첫 전기차 공장 현장서 발단
여권 압수·임금 통제, 강제노동 정황 드러나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이 뜻밖의 오점을 안게 됐다. 중국 BYD가 4월 6일(현지) 브라질 노동고용부의 노예노동 블랙리스트인 ‘리스트 수자(Lista Suja)’에 등재됐다.

공식 명칭은 ‘노예제 유사 노동 사업주 명단(Cadastro de Empregadores)’으로, 이번 반기 업데이트에서 169개 사업주와 함께 이름이 올랐다.
BYD의 남미 전략 거점이 될 브라질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거진 이 사건은, 빠른 글로벌 확장이 때로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화장실 하나에 31명, 여권 압수까지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2월 23일부터 26일에 걸쳐 이뤄진 브라질 당국의 기습 조사였다. 노동검찰청·연방검찰·연방공공변호인·연방경찰이 합동으로 바히아주 카마사리 공장 건설 현장에 들이닥쳤고, 그곳에서 확인된 실상은 충격적이었다.
초기 구조 인원만 163명, 최종 식별된 피해자는 224명에 달했으며 대부분 중국인 노동자였다. 4개 시설에 분산 수용된 이들은 매트리스도 없는 침대에서 생활했고, 화장실 하나를 31명이 공유했다. 여권은 압수됐고, 임금은 하청업체 두 곳에 의해 통제됐다.

무장 경비 감시 하에 생활한 정황도 확인됐다. 두 하청업체는 각각 China Jinjiang Construction Brazil Ltda.와 Tecmonta Equipamentos Inteligentes Brasil Ltda.로, 이 중 Jinjiang 그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BYD 측은 현지 미디어 보도 이전까지는 위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곧바로 하청업체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2025년 5월 브라질 연방검찰은 BYD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이번 리스트 수자 등재로 법적·행정적 압박이 동시에 가해지게 됐다.
국영은행 대출 차단, 그러나 공장 가동은 여전

리스트 수자에 등재되면 국영은행 대출이 차단되고, ESG 기준을 따르는 투자자와 파트너들의 거래 재검토가 뒤따른다. 등재 기간은 최소 2년이지만, TAC(행동 조정 협약)를 체결하면 면제가 가능한 만큼 BYD가 브라질 당국과 협약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리스트 수자 등재가 공장 운영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카마사리 공장은 아시아 밖에 짓는 BYD 최초의 전기차 공장이다.
당초 2025년 3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태로 일정이 지연됐다. 미국의 고관세를 피하면서 남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BYD의 전략이 담긴 핵심 거점이다.
글로벌 확장의 속도와 현지 책임 사이

BYD가 이번 사건에서 직접 노동 착취를 지시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하청 구조를 통한 책임 회피가 얼마나 쉽게 브랜드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지를 이번 사건이 보여준다.
피해 노동자 224명의 상당수는 이미 중국으로 귀국했고, 실질적인 피해 배상과 구제 절차가 제대로 이행됐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아무리 탁월해도, 공급망과 현지 노동 관행에서 신뢰를 잃으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BYD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남미 전략뿐 아니라 유럽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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