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자율주행 택시 100대 동시에 먹통”…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수라장’ 된 도로

김민규 기자

발행

바이두 아폴로 고, 우한서 대규모 시스템 장애 발생
주행 중이던 자율주행 택시 100여 대 집단 멈춤
갇힌 탑승 고객들의 SOS 버튼도 무쓸모

자율주행 택시가 빠르게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가운데, 그 이면의 안전 공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중국에서 가장 앞선 자율주행 인프라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도시에서 대규모 장애 사고가 터진 것이다.

도로 한복판에 멈춰선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 고'
도로 한복판에 멈춰선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 고’ /사진=로이터

바이두가 운영하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가 중국 우한에서 차량 약 100대가 동시에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시각 오후 9시경 도로 곳곳에서 차량이 갑자기 정지했고, 탑승 중이던 승객들은 차 안에 갇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집단 고장에도 승객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갑자기 멈춰선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 고에 추돌 사고 발생
갑자기 멈춰선 자율주행 택시 아폴로 고에 추돌 사고 발생 /사진=웨이보

아폴로 고는 안전 요원 없이 완전 무인으로 운영되는 구조다. 승객은 차량을 직접 조작할 수 없으며, 긴급 상황 발생 시 고객센터에 신고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고객센터마저 불통이었고, 안전 요원도 제때 출동하지 않았다는 승객 증언이 잇따랐다.

결국 일부 승객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2023년부터 우한 전역으로 완전 무인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온 구조상, 현장에 즉각 투입할 인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사고의 핵심 문제로 지목된다.

반복되는 안전 논란, 바이두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이두 아폴로 고
바이두 아폴로 고 /사진=바이두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된다. 2024년 7월에도 우한에서 아폴로 고 차량이 공사 차량과 충돌해 보행자가 추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GM 산하 크루즈(Cruise)가 202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행자 부상 사고를 낸 뒤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운행 허가를 취소당한 선례가 있다.

비상 대응 미흡이 규제 강화로 이어진 사례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시스템 장애로 추정되지만, 바이두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확장 속도와 안전 기준, 어디까지 왔나

바이두 아폴로 고
바이두 아폴로 고 /사진=AFP

중국 정부는 우한·베이징·상하이 등을 자율주행 시범 구역으로 지정하며 상용화를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아폴로 고는 누적 승차 횟수 수천만 회를 내세우지만, 사고율과 비상 대응 통계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중국 자율주행 택시 시장은 2028년 약 2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확장 속도에 걸맞은 안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기술의 완성도만큼 비상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승객을 태운 차가 멈췄을 때 연락할 곳도, 달려올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은 자율주행 상용화가 넘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를 그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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