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원짜리 교통사고 “치료비는 1천만 원”… 자동차보험료가 ‘쭉’ 오르는 이유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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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 후 한방 과잉진료 논란
경상환자 장기치료 87%가 한방병원
자동차보험료 인상 주범으로 지목

가벼운 교통사고 후 이어진 장기 한방치료가 전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대부분이 한방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평균 치료 기간과 비용 역시 양방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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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한방치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는 일부 한방병원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허점을 이용해, 불필요한 치료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과잉진료를 일삼은 결과로 분석된다. 결국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선량한 보험 가입자 전체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도 칼을 빼 들었다.

경미한 차 사고
경미한 차 사고 / 사진=토픽트리 DB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의 통계는 문제의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작년 기준, 8주를 초과해 장기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의 87.2%가 한방병원 환자였다.

양방 환자의 95.8%가 8주 이내에 치료를 종결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치료 기간뿐만 아니라 비용 문제도 심각하다. 한방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일수는 10.6일로 양방(5.4일)의 약 2배에 달했으며, 1일당 평균 치료비 역시 10만 7천 원으로 양방(7만 원)보다 53.3%나 높았다.

한의원 한방치료
한의원 한방치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현상이 유독 한방병원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구조적인 허점에 있다. 양방 진료는 대부분 건강보험 심사 기준을 준용하여 과잉진료를 통제하지만, 자동차보험의 한방 진료는 명확한 수가 기준과 심사 지침이 미흡하다.

이로 인해 동일한 상해라도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받을 때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환자보다 5배나 높게 청구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시키는 한방치료
자동차보험료 인상시키는 한방치료 / 사진=연합뉴스

차량 수리비는 53만 원에 불과한 사고의 치료비로 985만 원이 지급되고, 114만 원짜리 사고에 1,601만 원의 치료비가 청구되는 사례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악용한 대표적인 도덕적 해이 사례다. 결국 일부 환자와 의료기관의 과잉 진료는 고스란히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로 이어진다.

올해 1분기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익분기점인 80%를 넘어 82.5%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가 내지 않은 사고의 치료비를 모든 운전자가 함께 부담하게 되는 불합리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시키는 한방치료
자동차보험료 인상시키는 한방치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도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하는 장기 치료를 원할 경우, 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진단서 등 추가 서류를 보험사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산재보험이나 의사협회 지침이 단순 염좌의 치료 기간을 4~6주로 권고하는 점을 고려하면, 8주라는 기준조차 관대하지만 과잉진료를 제어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결국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를 둘러싼 도덕적 해이와 과잉진료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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