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잘 나가던 시대는 ‘끝났다’… 국내 시장 흔든 ‘수입차’의 정체

by 서태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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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서 미국차 점유율 상승
테슬라 중심으로 20% 육박
SUV·픽업이 성장 견인

독일 브랜드가 굳건히 지키던 국내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 열풍과 대형 SUV·픽업트럭의 인기에 힘입은 미국산 자동차가 무서운 기세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최근에는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규제 완화까지 더해져, 미국차의 공세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캐딜락 리릭 실내
캐딜락 리릭 실내 / 사진=캐딜락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에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총 165,210대로 전년 동기보다 11.9% 증가했다. 이 중 미국산 자동차는 32,221대가 팔려나가며 전년 같은 기간(26,853대)보다 20%나 늘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19.5%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독일차는 98,047대로 여전히 59.3%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전년(60.1%) 대비 소폭 하락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모델 Y / 사진=테슬라

미국차 돌풍의 중심에는 단연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올해 1~7월에만 26,569대를 판매하며 BMW(44,770대), 메르세데스-벤츠(37,047대)에 이어 전체 수입차 브랜드 3위에 올랐다.

특히 테슬라 모델 Y는 21,991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수입차 시장 전체를 통틀어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미국차 전체 판매량의 약 82%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실상 테슬라가 미국차의 반등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 사진=캐딜락

테슬라뿐만 아니라 포드, 지프, 캐딜락 등 전통적인 미국 브랜드들도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포드는 올해 누적 2,93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으며, 링컨 825대, 지프 1,148대, 캐딜락 389대, GMC 143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형화 트렌드를 정확히 공략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SUV 등록 대수는 전체 승용차의 57.6%를 차지했으며, 픽업트럭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포드 익스플로러와 브롱코, 지프 랭글러와 그랜드체로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미국 브랜드의 주력 SUV·픽업 라인업이 이 수요를 흡수하며 꾸준히 입지를 넓히고 있다.

포드 머스탱 마하-E
포드 머스탱 마하-E / 사진=포드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반등 이면에는 친환경차 라인업 부재라는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올해 1~7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42,613대(점유율 25.8%), 하이브리드는 97,310대(점유율 58.9%)로, 두 유형을 합친 친환경차 비중이 무려 84.7%에 달한다.

테슬라를 제외한 포드, 지프, 캐딜락 등은 포드 머스탱 마하-E와 캐딜락 리릭 등 소수의 전기차 모델 외에는 급성장하는 하이브리드 시장에 내놓을 카드가 전무한 실정이다.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 / 사진=포드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SUV와 픽업 수요는 분명 늘고 있지만, 친환경차 경쟁에서 존재감을 높이지 못하면 반등에도 한계가 있다”며 “하이브리드, PHEV 등 다양한 모델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와 전통 SUV가 이끈 미국차의 반격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친환경차라는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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